진로 설계 특화 프로그램 정화여고·송현여고의 도전

입력 2014-12-30 07:33:52

막막하던 미래, 감 잡았어!

정화여고가 26일 교내에서
정화여고가 26일 교내에서 '사제 동행, 학부모 동행 진로'진학 박람회'를 열었다. 정화여고 제공

대구의 두 여자고등학교가 진로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고 학습 의욕을 높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화여고는 26일 교내 진로진학박람회를 열었고, 송현여고는 같은 날 인문경제학 캠프를 진행했다.

◆'진로'진학 정보를 한자리에', 정화여고의 진로진학박람회

정화여고(교장 이영주)가 학생,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한 가운데 진로와 진학 정보를 한데 모은 자리를 만들어 화제다.

정화여고는 26일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제 동행, 학부모 동행 진로'진학 박람회-응답하라 2016'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진학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심어줘 학습 열의를 높여주려고 마련한 것이다. 또 교사들에게도 이번 박람회는 각자 수집'분석한 진학 정보를 공유해 전문성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

하루 동안 진행된 행사였지만 사전 준비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3월 참가 교사를 모집한 이후 진학 상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입학사정관 특강과 워크숍, 수시'정시모집 진학 현황과 진로'희망 학과별 상담 자료 수집 및 분석 등 행사 전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후 교사들은 상담팀을 나눠 맡아 학생, 학부모와 머리를 맞댔다. 7개의 대입 상담팀은 지역의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와 수도권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이화여대 등 13개 대학의 진학 정보를 나눠 맡아 상담을 진행했다. 진로'학과 상담팀은 ▷인문사회 ▷자연'공학 ▷교육'특수 ▷의'약학 등 4개 팀으로 나눠 학생들을 만났다.

이윤재(2학년) 학생은 "어느 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이제 감이 좀 잡히는 것 같다"며 "진로와 대학 지원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상담받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정화여고 이인우 교감은 "최근 대학입시가 1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는 수시모집 위주로 전환돼 모든 교사가 입시 정보를 공유하고 입시 준비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마련한 행사"라며 "교사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했다.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자', 송현여고의 인문경제학 캠프

송현여고는 인문학 교육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행사를 진행,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과 9월 각각 '생각하는 삶'과 '성찰하는 삶'을 화두로 하는 인문학 기초 캠프와 인문학 심화 캠프를 연 데 이어 이달 26일에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2014 인문경제학 캠프'를 열었다. '세상에 대한 인식을 넘어 실천하는 나', 즉 '실천하는 삶'을 주제로 사회 문제에 대한 인문학적 실천 방안을 제안하고 발표해보는 행사였다.

이 행사를 기획, 운영한 안병학 교사는 "이번 캠프는 인문학과 경제학의 경계를 넘어 개인과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실천 방법을 고민해볼 기회"라고 했다.

캠프에 참가한 1, 2학년 학생 100명은 '협동의 경제학'(정태인, 이수연 지음)을 읽은 뒤 저자 특강, 인문 경제학의 실현 방안과 사례 특강 등을 들었다. 이어 학생들은 팀별로 나눠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 아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문경제적 해결방안'에 대해 워크숍을 가졌고, 26일 그동안 고민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예원(2학년) 학생은 "이기적 선택을 넘어서 우리 모두의 관심과 연대를 통한 경제적 실천이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곳 김영보 교장은 "자신에게 진지한 삶에 대한 질문을 하고, 사회적 성찰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앎이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인문 소양 교육'의 핵심"이라며 "우리 교육계에 이 같은 '따뜻한 인문학'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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