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때기(2배 이윤이 남는다는 의미의 속어) 장사 아닙니까? 크게 사재기하면 집 한 채 값이 떨어집니다."
담배 가격이 며칠 뒤(2015년 1월 1일)부터 2천원 오르면서 연말 볼썽사나운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허생전의 매점매석'이 2014년 연말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한 전통시장 몇몇 상인들은 한탕 프로젝트(10억 벌기)에 돌입했다. 일용직 아르바이트 30명을 고용해 담배 1갑당 500원씩의 보상을 해주고, 대구시내 전역에서 담배 사재기에 돌입했다. 사재기 물량 목표는 10억원어치.
담배를 취급하는 마트나 편의점, 동네슈퍼 등은 극단의 양태를 보이고 있다. 단골손님이 많은 가게는 담배 사재기가 어렵지만 중소 마트나 편의점 등은 수천만원어치만 사재기를 해도 그만큼의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안면몰수식으로 담배 진열대를 텅 빈 채로 놔두고 있다. 이 때문에 애연가들이 자주 찾는 담배 브랜드는 더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개인의 사재기도 별별 양태를 보이고 있다. 하루에 1갑 이상 피우는 애연가 대부분은 적게는 한두 보루(담배 10갑들이 1박스)에서 많게는 열 보루까지 확보해두고 있다. 자신이 피우기 위해 사재기를 하는 애연가들의 경우 3개월이 지나면 담배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극단의 사재기는 자제하는 편이다. 황성인(40'대구시 서구 내당동) 씨는 "이달 초부터 조금씩 사재기를 해서 5보루 정도는 확보했다"며 "담배도 흡연자들의 서민 기호식품으로 볼 수 있는데, 단방에 2천원을 올리니 이런 황당한 사재기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불평했다.
정부 정책은 담뱃값만 폭등시켜 놓고, '나 몰라라'는 식이다. 최소한 내년 1월 1일부터 파는 담배에 대해서는 담뱃갑의 디자인을 달리하든지 아니면 라벨이나 스티커라도 붙여서 매점매석과 사재기를 막았어야 했다. 이에 대한 처벌 대책도 백약이 무효인 현실이다.
흡연자들은 "조금씩 가격을 조절해야지 폭등을 시키다 보니 이런 매점매석과 사재기가 벌어지는 것이다. 아무 대책 없이 애연가들의 피해를 조장하는 정부의 담뱃값 인상에 분통이 터진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허생전의 매점매석'=허생은 물품 유통의 중심지인 안성에 머물면서 과일을 모두 사들여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조상의 제사상에 올릴 과일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상인들이 열 배의 값을 주고 과일을 사 갔다. 아홉 배를 남겨 허생의 재산은 10만냥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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