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19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창당 3년여 만에 해산됐다. 통진당은 2011년 12월 5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통합연대가 합쳐 탄생한 당이다.
헌재 결정으로 정당이 해산된 것은 우리나라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이날 통진당 해산과 함께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도 모두 박탈, 내년 4월 지역구 3곳에 대한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됐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법무부의 청구를 받아들여 열린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마지막 재판에서 "피청구인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고 주문을 낭독했다.
헌법재판관 9명 중 김이수 재판관만 통진당 해산에 반대했고, 나머지 재판관 8명은 모두 해산에 찬성했다.
박 소장은 "통진당이 전(인)민항쟁과 저항권 행사 등 폭력에 의해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 했다"며 "이는 목적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박 소장은 또 "북한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비춰볼 때 추상적 위험에 그친다고 볼 수 없고, 실질적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이 있다"며 "정당 해산의 취지를 실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 소속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부득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작년 11월 5일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반한다며 정당활동금지 가처분과 함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다. 법무부와 통진당은 지난달 25일까지 18차례에 걸친 공개변론을 거치며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여왔다. 법무부는 그동안 2천907건, 통진당은 908건의 서면 증거를 각각 제출했다.
헌재의 이날 결정으로 진보 진영의 대통합을 전면에 내세워 야권의 한 축을 이뤄 온 통진당이 창당 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통진당은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 체제로 출발하면서 초기에는 진보 진영의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창당 후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성사시켰고, 진보정당 역사상 최다 의석인 13석을 얻으며 원내 제3당으로 발돋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총선 직후 비례대표로 이석기'김재연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부정경선 의혹이 불거지며 위기가 시작됐다. 당 진상조사위가 비례대표 경선을 '총체적 부정선거'로 결론짓자, 당권파는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비당권파는 당권파의 책임을 물으며 갈등이 폭발했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당권파가 탈당한 데 이어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끊임없는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왔다.
특히 이 의원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민족해방(NL) 계열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인물임이 알려지고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종북 논란이 거세게 휘몰아쳤다. 이때 탈당한 인사들이 정의당을 창당해 진보정당이 둘로 갈라지면서 '통합'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결정적으로 공안 당국이 지난해 8월 이 의원 등을 내란음모 혐의로 체포하면서 통진당은 회생하기 힘든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른바 'RO'(혁명조직)의 비밀 회합이 있었고, 참석자들이 '총기' 등을 언급했다는 내용 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종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통진당을 바라보는 여론은 급격히 싸늘해졌다. 이 사건은 정부의 해산심판 청구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