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아메리칸 드림

입력 2014-12-16 09:40:59

1931년, 작가이자 역사가인 제임스 트루슬로 애덤스는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미국에서는 사회적 계층이나 태어난 환경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라고 정의했다. 미국이 열심히 일하면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는 기회균등의 땅이라는 뜻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연관이 있다. 미지의 땅이 과대 포장한 황금의 땅으로 변해 많은 유럽인이 앞다투어 신대륙으로 건너갔다. 식민시대의 광기도 있었지만, 많은 이민자는 자신의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1930년대 대공황 때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려고 정부나 작가들이 의도적으로 이상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러 이유로 미국은 오랫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전 세계 모든 가난한 이들의 동경의 땅이었다.

초창기에 이 꿈의 평균은 결혼해서 두 명의 아이와 흰 울타리가 쳐진 침실 세 개의 집에서 사는 것이었다. 비현실적인 부(富)보다는 그저 가난과 외로움에서 벗어나면 될만한 수준이었다. 이후 이 평균은 아버지 세대보다 더 잘 사는 것, 그리고 부유함이 자식 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바뀌었다.

비판도 많았다. 이 꿈을 실현하기에는 계층이나, 인종, 종교 등의 장벽이 너무 두텁다는 것이다. 여론 조사 연구가인 핸슨 앤 조그비의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대부분 미국인은 미래세대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룩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가 성인 1천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돼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 아직은 64%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이는 1983년의 57% 이래 최저치였고, 국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초의 72%보다 8%포인트가 낮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국가 시스템이 공정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이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때때로 언론에 그들의 성공담이 실려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때 유행했던 꿈의 시대의 말로 변해가는 중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