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많은 곳에 동굴식 방폐장 십수년 내 방사능 물질 누출될 것"

입력 2014-12-12 10:45:55

운영 반대 김익중 위원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김익중 위원(동국대 의과대학 교수)은 경주 방사성 폐기물처분장의 운영허가 승인안 의결을 끝까지 반대한 인물이다.

11일 열린 제32차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도 김 위원은 "세계적으로 중저준위 방폐장은 300년 정도의 관리기간을 정해놓고 있는데, 경주 방폐장 1단계 시설은 300년이 지나기 훨씬 전에 방사능 물질의 누출이 예상된다"며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김 위원은 "경주 방폐장 1단계 동굴식 처분장은 폐쇄 후 짧게는 10여 년, 길게는 수십 년 내로 방사능 물질의 누출이 시작되며, 삼중수소와 테크내슘 등의 흡착력이 낮은 물질부터 시작되는 누출은 점차로 흡착력이 높은 물질들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방폐장은 한번 건설되면 보수공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방사능 누출이 시작되면 끝까지 이어지게 된다. 김 위원은 "현재 경주 방폐장의 가장 큰 문제는 방폐장 건설 초기에 한수원의 거짓말로 최악의 선택을 해버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경주 방폐장의 상태가 이렇게 된 것은 방폐장 건설이 지하수가 풍부한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됐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공사를 잘한다고 해도 지하수가 많은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되는 방폐장의 안전성은 확보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5년 경주에서 주민투표를 할 당시 한수원은 경주시민들에게 부지의 암반이 매우 양호하다고 선전한 바 있다. 또한 처분방식을 결정하는 위원회에 참석했던 경주시민들도 한수원의 말만 믿고 암반이 양호하니 동굴식으로 건설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으로 판단했었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민위원들의 주장에 따라 지하수가 많은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하는 최악의 선택을 해버린 것이다. 김 위원은 "만일 그때 한수원이 정직하게 부지의 암반이 부실하고 지하수가 많다는 사실을 밝혔더라면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원안위는 고준위방폐장과 원전의 안전성도 계속 확인해야 한다. 원안위 판단을 국민이 신뢰할지는 원안위 존폐를 결정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원안위가 위험한 것을 위험하다고 판단할 때 국민은 원안위를 신뢰할 것"이라고 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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