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령 위해 10년째 매달 추모제 지내는 까닭은?

입력 2014-12-06 07:44:01

법성 스님
법성 스님

호국영령들을 위해 10년 넘도록 위령제 및 추모제를 지내고 있는 지역 사찰이 있다. 대구 동구 능성동 팔공산에 있는 성불사다. 홀로 이곳 사찰을 운영하고 있는 주지 법성 스님은 매월 음력 18일 지장재일에는 추모제를, 매년 6월에는 위령제를 지낸다. 대상은 한국전쟁과 월남전, 대간첩작전의 국군 전사자들이다.

법성 스님은 2003년 3월 지금 있는 자리에 성불사를 세웠다. 이후 불특정 다수 전사자를 위한 위령제 및 추모제를 지내왔다. 그러다 두 달 전 육군본부로부터 현재까지 대구경북지역에서 유골이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 512명의 명단을 받았다. 그래서 최근 연 추모제에서는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했다. 호명에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

법성 스님은 사비를 털어 10년 넘도록 묵묵히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출가자로서 수도(修道)이기도, 개인적인 관심이기도 하다. 법성 스님은 "모두 지난 세기 대한민국 수호에 큰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다. 더구나 대부분 못다 핀 청춘들이다. 젊은 시절에 전사해 자식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 보니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형제나 부모 대부분은 늙어 죽었을 것이고, 지금 그들을 기리는 친족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라도 나서서 염불로나마 영령들을 애도하기 위해 위령제와 추모제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성불사의 호국영령 위령제 및 추모제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속속 모이고 있다. 이달 10일 50사단 동구대대 장병과 대구경북지역 참전 전우회 회원들이 성불사를 찾아 추모제에 참석했다. 이들은 성불사에서 호국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여는 행사에 계속 참석하기로 했다.

법성 스님은 "성불사를 작지만 의미 있는 호국사찰로 가꾸겠다"며 "법당 건물을 제대로 지어 많은 사람이 호국영령을 기릴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국군 전사자 발굴 작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법성 스님은 국내 불교계에 잘 알려진 서예가이기도 하다. 1985년 전국예술문화대전 대상을 받았고, 대한민국 서예대전 및 대구시'경상북도 서예대전 초대작가를 지냈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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