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9개 시립도서관 내년 신간 구입 5만2천권 줄 듯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대구의 대학도서관과 공공도서관 등이 도서 구입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1일부터 시행된 도서정가제는 도서 구입 때 할인율을 정가의 최대 15%로 제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 문제는 이로 말미암아 책값이 오르면서 그동안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책을 사들이던 도서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대학도서관은 그동안 가장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도서를 입찰을 통해 구매하는 '단가 입찰제'를 적용했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이후 할인율이 15%로 고정되면서 같은 양의 도서를 더 많은 돈을 들여 사야 하게 됐다. 특히 도서관 예산 중 도서 구입비는 매년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도서 구매량은 큰 폭으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북대도서관은 올해 예산 52억9천700여만원 중 도서정가제의 영향을 받는 국내 단행본 서적 구입 예산이 8.3%인 4억4천여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는 정가보다 20~30% 싸게 구입해 2만7천여권을 살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2천700~4천40권(10~15%)가량이 줄 것으로 보인다.
강경애 경북대도서관 수서정리과장은 "내년부터는 학생과 교수 등 학내 구성원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책을 준비하지 못해 도서관 이용에 불편을 끼칠 우려가 있다"며 "지역 7개 대학도서관 관계자들이 모여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답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공공도서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구의 9개 시립도서관은 올해 예산 기준으로 계산하면 내년 도서 구입량이 5만2천여권 정도(3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시립도서관 예산에 포함된 대구시교육청 지원금이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줄면서 내년 시립도서관 예산이 올해보다 20%가량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달 2일 시립도서관장 9명이 모여 도서정가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자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대구 시립도서관 9곳 중 8곳은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올해 도서 구입 예산을 모두 썼다. 이들은 입찰을 통해 매달 1천500여 권씩 도서를 사들이는데, 중앙도서관을 제외한 나머지 시립도서관은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미리 필요한 책들을 구입했다.
손영주 대구시립중앙도서관장은 "공공도서관 이용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종전만큼 저렴하게 책을 살길이 막히면서 매달 나오는 신간을 충분히 사들일 여건이 안 된다"며 "내년 추가경정예산으로 시립도서관을 지원해줄 것을 대구시에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윤희윤 한국도서관협회장은 "이미 법제화된 도서정가제 틀을 유지하면서 도서관의 떨어진 구매력을 올리려면 도서 구입 예산을 늘리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며 "도서관 예산 편성자들이 도서관 서비스 제공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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