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의 흔적과 비슬산 재발견/권영시 지음/북랜드 펴냄
권영시 전 대구시 앞산공원관리사무소장이 비슬산에서 일연 스님의 흔적을 탐사하고 연구, 기록한 책 '포산(包山)에서 되찾은 일연의 흔적과 비슬산 재발견'을 펴냈다. 포산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포산이성'(包山二聖)으로 그 배경은 비슬산이다. 삼국유사와 각종 고문헌에 등장하는 비슬산과 관련한 지명과 암자, 사찰은 지은이가 비슬산에서 일연의 자취를 찾아 나서는 계기가 되었다.
백두대간서 갈라진 낙동정맥은 수많은 기맥을 갈라놓으면서 남쪽으로 뻗어 부산 몰운대에서 멈춘다. 그 중간에 산 능선이 크게 갈라졌는데 대구를 중심으로 남쪽의 비슬산, 북쪽의 팔공산이다.
비슬산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 스님과 인연이 깊다. 14세에 강원도 양양의 진전사에서 공부한 뒤 22세에 개성에서 치른 선불장에 합격하고 들어온 곳이 비슬산이다. 군위 인각사에 있는 '보각국존비'에 따르면 일연은 포산에서 보당암, 묘문암, 무주암에 머물렀고, 이후 남해와 강화도, 개성, 영일을 거쳐 다시 비슬산으로 돌아와 인홍사와 용천사에 머물렀다. 일연 스님이 비슬산에 머문 세월만 30여년인 것이다.
일연 스님의 흔적을 찾아 비슬산을 답사하고 연구하던 지은이는 최근 절터 두 곳과 해발 900m 산중에서 석불좌상(비슬산 병풍바위 아래)을 발견했다. 또 지은이가 발견한 절터는 평평한 부지에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지만 면적은 약 500㎡(150여 평)에 달하는 곳이다. 주변에서는 부서진 기왓장이 무더기로 발견됐고, 도자기조각도 나왔다. 허물어져 원형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석축도 발견됐다.
"조선 전기 전국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속성사, 정백사 등의 기록이 있고, '보각국존비'에는 보당암, 묘문암, 무주암이 새겨져 있습니다. 모두 일연 스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지만 아직 그 장소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탐사작업을 통해 뚝뚝 끊어져 있는 일연 스님의 행적을 이어나갈 작정입니다."
이 책은 삼국유사에 기록된 '포산이성'의 실제 자리를 비롯해, 비슬산 천왕봉을 정점으로 현풍, 논공, 옥포, 화원, 대구, 가창, 청도 등 비슬산 일원의 문화유산을 망라하고 있다. 지은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외에도 더 많은 문화유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은이는 "앞으로 문화유산과 유적을 발견하는 데만 치중하지 않고 시민들이 비슬산과 팔공산의 정기를 받을 수 있도록 두 산의 정기가 합쳐지는 지맥을 찾고, 그 길을 함께 걷는 프로그램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4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사업공모'에서 인문교양분야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365쪽, 1만5천원.
조두진 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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