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2년 전에 비해 훨씬 더 커졌다. 통계청의 '2014년 사회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전국 1만 7천여 가구 3만 7천여 명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국민의 51%가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 비율이 지난 2012년 조사 당시 37%에서 14% 포인트 늘어 과반수를 넘어선 것이다. 굳이 통계청 조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전해졌다고 느끼는 국민을 찾기는 쉽지 않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불안감을 호소한다면 정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국가 안보, 건축'시설물, 교통사고, 먹거리, 정보 보안, 신종 전염병, 범죄 위험 등 어느 한 분야에서도 국민들은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고 있었다. 국민들이 국방(19.7%)이나 범죄 발생(19.5%)보다도 인재(21%)를 더 큰 불안 요인으로 꼽은 것도 정부로서는 곱씹어 볼 일이다. 과거 가장 큰 불안 요인이던 범죄 발생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후진국형이라 할 인재가 차지하고 앉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런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채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건축물'시설물의 붕괴 폭발 등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는 비율은 2년 전(21%)에 비해 51%로 2배 이상 늘었다. 세월호 사건의 여파일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나 북핵 등 국가안보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도 40%에서 52%로 높아졌다. 범죄위험(65%)에 대해서도 불안하다는 응답이 여전하다.
일상생활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커지게 되면 부메랑이 되어 사회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국민 불안감이 커지는 사회가 선진국일 수는 없다. 후진국일수록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크고 선진국 국민들의 마음은 편안하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국민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커지는 것은 국민 안전의식이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한 탓이 크다. 이는 정부가 사회적인 안전시스템을 갖추려는 노력을 소홀히 했거나, 이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국민 안전을 위한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그렇지만 조직을 바꾼다고 해서 국민이 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운영의 묘를 살리고 제 할 일을 정확하게 찾아내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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