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덧칠 국적불명 우후죽순, 대구 전국 첫 출산장려일 지정…음식점 장어 먹는 날
오늘(11월 11일)은 숫자 '1'이 네 번 들어간 덕분에 다양한 기념 행사가 열리는 '별의 별' 날이다.
우선 한자로 '11(十一)' 이 '흙 토(土)'가 되는 점에 착안해 1997년 지정된 '농업인의 날'이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06년 이날을 '가래떡의 날'로 정했다. 남아도는 쌀 때문에 걱정이 많던 차에 쌀로 만든 가래떡을 많이 먹어 쌀 소비를 늘리자는 목적으로 만들었다. 농협 등 농민단체들은 이날 가래떡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날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대구가 만든 '출산장려의 날'이라는 사실.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자 아이디어를 찾던 대구시는 2010년 이날을 임신이나 출산하기 좋은 날로 지정했다. 부부(1+1)가 합쳐서 아이 둘(1+1)을 만들자는 의미. 하지만 이날에 맞춰 아이가 얼마나 생산됐는지에 대한 통계는 아직 없는 실정.
이처럼 11월 11일이 숫자의 의미로 인해 유명세를 떨치면서 이제는 듣도 보도 못한 기념일이 생겨나고 있다. '레일데이'나 '보행자의 날'은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쭉 뻗은 숫자가 상징하듯이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에서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의 한 장어 식당은 이날을 '장어 먹는 날'로 정했다. 재미있는 홍보 덕분에 장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날은 청소년 및 연인들 사이에 '빼빼로데이'로 알려져 왔다. 1983년 출시된 빼빼로를 이날 주고받는 청소년들이 늘어나자 1997년 한 제과업체가 집중적으로 판촉 광고를 하면서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국적 불명의 기념일이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자 대부분의 시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날짜와 아무 연관이 없는 의미를 억지로 끼워 맞춰 무분별하게 기념일을 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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