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 1번기 경북, 'K-Food'로 세계인 식탁 공략 선봉에 서다

입력 2014-11-11 07:00:28

수출 증가율 전국 최고 農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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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 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안동시 도산면 단천리 마을 앞 무밭에서 장춘영(77)'손광수(55) 씨 모자가 올해 정성 들여 키워온 단무지 무를 손에 들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숫자 \'1\'이 네 번 들어간 11월 11일은 제과업체들의 상품을 주고받는 기념일이기보다는 농민들이 흘린 땀을 생각하자는 \'농업인의 날\'이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지난 8월 청도에서 복숭아를 재배하는 삼성산작목반 사람들은 포장 작업을 하며 신이 났다. 청도 복숭아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포장 작업한 복숭아는 홍콩으로 향했다. 삼성산작목반이 선별한 천중백도 4.5㎏짜리 192상자가 홍콩 수출길에 오른 것이다. 홍콩으로 떠나는 복숭아 행렬은 그다음 달까지 이어졌다. 추가로 480상자가 더 선적됐다. 청도 복숭아는 당도가 높은데다 보존성도 좋아 해외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지난달 3일 상주에서 자란 포도가 호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예쁜 포장지에 몸을 실었다. 호주는 엄격한 검역 절차에다 까다로운 수출 요건 때문에 농산물 수출이 어려운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난관을 뚫고 상주 포도는 호주행 배를 타게 됐다. 2㎏짜리 5천472상자가 호주로 갔다. 이곳 농민들은 앞으로를 더 밝게 보고 있다. 호주의 포도 재배시기가 우리나라와 정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 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다.

농도(農都) 경북이 '대한민국 농산물 수출 신화'를 써내려가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경북 농업인들은 이미 수출 역군이 되어가는 중이다. 매년 농산물 수출이 늘어나면서 농도가 수출 1번지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 얼마나 하나

안동농협이 가진 두부 브랜드 '안동생명 콩 두부'는 지난 7월 독일로 가는 배를 탔다. 지난달에는 영국으로도 수출됐다. 까다로운 유럽 시장을 뚫어낸 것이다.

이렇듯 농도 경북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농식품류는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경북도의 농업 관련 수출액은 2억4천356만7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4%나 늘어났다. 경북도의 올해 수출목표는 3억달러로 이미 9월까지 목표치의 81.2%를 달성했다.

경북도는 수출 증가율로 따지면 전국 최고다. 지난해 경북도의 농식품 수출실적은 2억7천2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5.5% 증가하면서 전국 최소 수준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수출을 살펴볼 때 지난해와 비교하면 배,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등이 많이 늘어났다.

배의 경우, 9월까지 대만에 66만1천달러어치를 판 것을 비롯해 미국에 233만3천달러, 베트남에 19만7천달러어치를 판매했다. 배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물량으로는 154%, 수출액은 157% 증가했다.

팽이버섯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물량은 104%, 수출액은 105% 늘어났다. 올 들어 9월까지 6천862t, 1천493만1천달러어치의 팽이버섯이 외국으로 떠나는 배를 탔다.

팽이버섯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베트남에 이어 최근엔 칠레와 수출검역요건 협의를 마쳐 칠레 수출도 가능해졌다. 새송이버섯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06% 수출 물량이 늘어났다.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는 파프리카는 올 9월까지 수출 실적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물량은 177%, 수출액은 108% 증가했다. 일본 사람들이 경북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를 워낙 좋아해 일본으로 전량 팔려나간다.

고령이 주산지인 딸기도 해외에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딸기는 올 9월까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물량은 284%, 수출액 기준으로 따지면 289%나 증가했다. 러시아'일본 사람들이 딸기를 좋아한다.

◆수출길 어떻게 넓혔나

경북도는 수출 비중이 큰 거점시장을 집중 공략해왔다. 특히 최근 5년간 경북의 농식품 수출이 2.5배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주로 파고들었다.

특히 경북도는 중국의 성(省)별로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했다. 예를 들어 중국 랴오닝성 사람들은 면류를 좋아한다거나 상하이 사람들은 조미김에 대한 선호도가 크다는 등의 정보를 잡아냈다. 이를 파악한 뒤 농식품 소비성향 맞춤형 박람회에 참가했다.

경북도는 중국, 동남아, 중남미에서 확산되는 한류 열풍도 기회로 활용했다. K-POP을 넘어 'K-Food'와 연계, 마케팅을 시작한 것이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동남아 지역은 빼놓을 수 없는 공략 대상이었다.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에 지역 무역사절단을 연이어 보냈다.

'파터너십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경북 농식품의 수입실적과 연계, 해당 국가 수입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곧 시행한다. 경북도는 내년 이후부터 경북 농식품 수입실적에 따라 수입국 바이어에게 1~2%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대륙별 바이어를 초청, 수출상담회를 통해 안정적으로 바이어들을 관리해왔다. 지난해 경우 수출상담회를 통해 31만달러어치를 수출과 연결시켰다.

최영숙 경북도 FTA농식품유통과장은 "시기적으로 민감한 부분도 잘 잡아내야 한다. 일본의 원전 사고 이후 식품 소비 트렌드에 안전성이 들어가면서 2011년 중국의 일본산 농식품 수입액은 2009년 대비 41.1%나 줄었고. 우리나라 제품은 50.9% 증가했다. 이런 부분을 잘 잡아내 제때 대응해야 경북 농식품의 수출을 늘릴 수 있다. 경북도가 중국을 집중공략한 것도 이 때문이며 최근 늘어난 수출은 이 덕분"이라고 했다.

'예쁜 상품'을 위한 노력도 경북도의 수출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안방에 앉아 포장을 만들지 않고 현지 바이어와 협의를 통해 맞춤형 포장 디자인을 개발했다. 경북도는 이와 관련, 포장 디자인 개발 지원비도 수출업체 한 곳당 400만원씩 지원했다.

경북도는 행정적 지원과 실제 현장의 목소리가 접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수출업체 간 수출시장 정보공유를 위해 주기적인 수출업체 사랑방 좌담회를 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북도는 미지의 시장이었던 이슬람권 수출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위해 이슬람 시장에서의 해외 규격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확대하는 중이다. 1곳당 300만원씩 경북도로부터 식품 관련 인증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통상주재관 제도도 농산물 수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경북도는 중국(2명)'일본(1명)'미국(3명)'인도(1명)에 주재관을 파견해 실질적 도우미로 활용하고 있다.

최웅 경북도 농축산국장은 "현지 소비자의 경북 농식품 선호도 및 수요조사, 마켓 테스트 홍보를 위해 안테나숍도 운영하고 있다"며 "해외 유통업체 내 숍인숍 등 현지 사정에 적합한 형태로 안테나숍을 설치 운영 중이며 일본 도쿄 신주쿠 K-Plus농식품 해외상설판매장의 경우, 실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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