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백수 이제 그만" 경북서 스위스식 직업교육

입력 2014-11-06 10:59:00

대구공고 경북자동차고 내년 국비 시범사업 선정,4년간 산학협력 100억 지원

(1면)대학 나온 백수는 이제 그만… 스위스식 도제식 직업교육 대한민국 제조업 중심 경북에서 첫발 뗀다

연간 1천만원에 육박하는 수업료를 내고도 졸업장을 받는 순간 백수로 전락하는 심각한 대졸 취업난과 관련, 스위스의 '도제식(徒弟式) 직업학교가 내년부터 대구경북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시범 도입된다. 경상북도가 '고졸 인재 1만 명 양성 프로젝트'(본지 8월 21일 자 1면 보도)를 내건 가운데 도제식 직업학교를 통해 고졸 인재가 키워질 경우, 고학력 취업난이 해소되는 길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고용노동부는 새로운 취업 모델 확립을 위해 추진해온 '스위스 도제식 직업교육 시범학교 지정 사업'과 관련, 대구와 경북 각각 1곳씩 전국적으로 9개 고교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대구에서는 대구공업고등학교가 지정돼 2018년까지 4년간 시설기자재와 운영비 등으로 매년 국비 20억여원을 지원받는다.

대구공고는 이번 시범 교육을 위해 화신테크, YMP, 영진하이테크 등 18개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자기계과에서 60명의 학생을 선발한 뒤 학교에서 9주, 기업 현장에서 8주간 교육시킨다. 학생들은 해당 기업 근로자와 똑같은 보수를 받고, 나중에 취업할 수도 있다.

경북에서는 경산1'2공단 차부품회사 23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경북자동차고가 뽑혔다.

경북자동차고는 중앙정부로부터 학교 운영 및 기자재비 용도로 내년부터 20억원씩 4년간 최고 8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또 참여기업은 일학습병행 기업으로 지정돼 훈련지원금으로 1인당 70여만원과 기업현장 교수수당 등 연 1천100만원을 지급받는다.

경북자동차고 학생들은 1학년 때는 참여기업을 돌면서 견학과 실습체험으로 적성에 맞는 기업을 찾게 되고, 2'3학년 때는 2개월은 학교에서 이론수업을, 2개월은 기업에서 실습하는 구간정시제 교육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졸업과 동시에 해당 기업에 취업하게 된다.

'도제식 직업교육'은 학생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학교에서는 이론교육과 기초실습을, 기업에서는 체계적인 현장교육 훈련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조기에 직장을 구하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낮은 청년실업률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숙력된 기술인력을 확보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1석3조'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공고 김형일 연구부장은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한 기업에서 별도 훈련을 다시 받아야 현장에 투입된다. 이번 시범 교육은 기업 입장에서는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학생 입장에서는 미리 취업을 보장받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경북도는 직업학교 정착을 위해 기업과의 관계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경산상공회의소와 손을 맞잡기로 했다. 경산상의는 시범사업에 가장 적합한 기업 23곳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고, 향후 참여기업과 학교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도제센터'가 돼 사업추진위원회 결성과 사업추진 관리를 맡게 된다.

경북도는 또 도제식 고졸 취업자가 직장에 다니면서 학사 학위도 취득할 수 있도록 대구대와 협약, 대구대사이버대에서 2년간 공부한 뒤, 3'4학년 때는 대구대 메카트로닉스공학과에 편입하는 제도도 만들어 내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 취업난은 우리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임계점을 이미 넘어섰다"며 이 때문에 고졸 인재 1만 명 육성 프로젝트를 만들었으며 이번 스위스 도제식 직업학교 시범사업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 청년 일자리 부족과 중소기업 인력난을 반드시 해소하는 기초를 닦아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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