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 '같은 날 훈훈하게'

입력 2014-11-01 08:00:00

양당 같은 날 연설 12년만에…상호 비방없이 덕담까지 나눠

지난달 30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연설을 두고 정치권에선 '훈훈한 풍경'이라고 평가했다.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같은 날 이루어졌다.

김 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총체적 위기'로 규정하고 여야가 중심이 돼 사회 각 분야가 참여하는 범국민운동기구를 만들어 '고통분담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여야 정쟁 중단 선언과 '대표 회동 정례화'도 제의했다.

특히 김 대표는 "국민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한 정치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무원연금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용기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공무원 여러분, 도와 달라"고도 했다.

문 위원장도 '골든타임'의 대상으로 개헌, 경제 정상화, 남북관계 개선을 꼽았다. 또 사회보장 재원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문 위원장은 개헌과 관련해 "바로 지금이 20년 만에 합의된 최적의 시점"이라며, 올해 내 개헌특위를 가동해 내년에는 본격적인 개헌 논의를 통해 20대 총선 전에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두 양당 대표의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주로 정책적인 부분에 집중됐다. 과거 상호비판하는데 시간을 대부분 할애했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라는 평이다. 특히 과거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종종 있었던 상대 당 대표를 향한 야유와 고성 등은 이날 보이지 않았다.

연설이 끝난 후에도 양당 대표는 서로 연설에 대한 '덕담'까지 나눴다.

김 대표는 "문 위원장의 연설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상대 당 대표 발언에 대해서 좋게 이야기해야지 비판하면 안 된다. 우리 대변인에게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도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여당 대표 연설이 내가 보기에 드물게 잘 된 연설이었다"면서 "다루는 문제의 시각이 좋았다. 고통분담의 호소는 여당이 할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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