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등 국내 연구팀 세계 첫 치료백신 개발
국내 연구팀이 수술로만 완치가 가능했던 '자궁경부전암'을 간단한 주사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자궁경부전암'은 자궁경부암의 전(前)단계로 그동안 절제 수술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었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팀과 서울 제일병원 김태진 교수팀은 자궁경부전암 후기 환자 9명에게 DNA 치료 백신을 투여하는 임상 1상 시험 결과, 7명(78%)에게서 바이러스가 없어지고 자궁경부전암이 완치되는 결과를 얻었다. 70%가 넘는 유효성을 가진 자궁경부전암 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세계 최초다. 이 논문은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30일 발표됐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원인인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암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지만 치료가 쉽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HPV 감염 여성은 전 세계적으로 3억 명에 이르고, 이 중 전암 상태로 진행된 환자는 3천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자궁경부전암의 경우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조산'유산'불임'출혈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할 위험도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전자 치료 백신은 어깨에 근육주사를 하는 방식이다. 백신은 HPV를 죽이는 킬러 T세포를 만들어 내고, 이 T세포는 감염 부위로 이동해 감염 세포만 죽인다. 이곳에 정상 세포가 자라 해당 부위는 다시 건강한 자궁경부가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성영철 교수는 "대부분 자궁경부전암 환자들은 20~35세로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임신율 및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이 치료백신은 자궁경부전암 외에도 HPV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구강암, 항문암, 외음부암 등의 암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서울 가톨릭의대, 계명대 동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제일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등에서 자궁경부전암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백신을 주사하는 임상 2상 시험에 들어갔다. 연구팀은 2015년에는 유럽 및 미국에서도 임상 2상 시험을 할 계획이다. 상용화 시점은 임상 3상 시험이 마무리되는 2017년이다. 1상 시험은 환자안정성'효능'면역 등을, 2상 시험은 환자 적용 표본 확대, 3상 시험은 환자 적용 표본 확대에다 플라시보 효과 여부까지 검토하게 된다.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권상훈 교수는 "현재 백신뿐만 아니라 먹는 약으로도 임상 2상 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시판까지는 3, 4년 이상 걸리겠지만 신약으로 출시된다면 자궁경부전암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용어 설명
인유두종바이러스(HPV)=호흡기'눈'성기 주변에 사마귀 형태의 병변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의 99%에서 발견되는 고위험군 바이러스.
킬러 T세포=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신의 세포나 암세포를 파괴해 죽이는 면역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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