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송이버섯' 재배 성공 김종회·김영희 부부

입력 2014-10-30 09:11:22

10g에 1만원…까다로운 생육조건 항암효과 뛰어나

자체 개발한 재배기술로 꽃송이버섯을 대량 생산하고 있는 김종회
자체 개발한 재배기술로 꽃송이버섯을 대량 생산하고 있는 김종회'김영희 씨 부부. 전종훈 기자

이달 21일 오후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 한 버섯농장. 휴대전화가 먹통이 될 정도로 산세가 우거진 이곳 버섯장은 궂은 날씨에도 일손이 바쁘게 돌아갔다. 버섯장 주인인 김종회(64)'김영희(58) 씨 부부는 새로 배양한 나무토막에 버섯이 잘 돋았는지, 출하를 앞둔 버섯에 병해는 없는지 꼼꼼히 챙겼다.

이곳 버섯은 다른 버섯과는 키우는 방식이 달랐다. 보통 버섯은 습하고 그늘진 곳에서 재배하지만 이 버섯은 햇볕을 적절히 쬐어야 잘 자라고 재배기간도 2, 3개월로 길다고 했다. 김 씨 부부가 배양목을 싸고 있던 흰 비닐을 걷어올렸다. 마치 산호처럼 뭉쳐 있는 새하얀 버섯이 모습을 드러냈다. 배양목에 흰꽃이 핀 것처럼 붙어 있다. 가까이 가서 냄새를 맡아보니 소나무 향기가 난다. 말린 버섯에서는 꽃향기도 나는 특이한 버섯이다.

"이 버섯이 꽃송이버섯입니다. 제가 개발한 배양목과 비닐을 이용해 키우고 있습니다. 둘 다 특허를 받은 기술로 생육조건이 까다로운 꽃송이버섯 재배를 위해 10년간 연구한 결과입니다."

꽃송이버섯의 시가는 10g당 1만원에 이른다. 김 씨 부부는 올해 처음으로 건조한 꽃송이버섯 100㎏(시가 1억원 상당)으로 억대 농가 대열에 합류하길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와 전화주문을 통해 수확량의 상당 부분이 예약됐고 매일 구매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김 씨 부부는 지난 2004년 꽃송이버섯 배양에 성공한 뒤 2006년 일본식품분석센터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베타(1-3)글루칸 함유량이 일반 버섯보다 8배나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일본에서 생산되는 꽃송이버섯의 베타(1-3)글루칸 함유량이 100g당 43.6g이었는 데 비해 김 씨 부부가 의뢰한 버섯은 47.6g이 검출돼 분석센터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베타(1-3)글루칸은 면역력을 높이는 다당체의 일종으로 베타글루칸 종류 중 가장 항암 효과가 뛰어나 의료계에서는 이것을 항암치료제 등으로 활용한다.

이성규(32) 한의사는 "꽃송이버섯은 다른 버섯보다 베타글루칸 함유량이 많아서 면역기능 활성화 작용이 훨씬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일본에서 분석 결과표가 오고 일본에서 한국 바이어를 통해 대량수입까지 요청했지만 개발 초기라 물량을 공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후 김 씨 부부는 배양목 연구에 집중했고 지금은 성공률을 90%까지 높였다.

김 씨 부부는 "올해는 꽃송이버섯 생산을 100㎏으로 예상하고 내년에는 2, 3배까지 내다보고 있다"며 "아직 한국에서는 꽃송이버섯 배양이 활발하지는 않다. 결성된 작목반을 주축으로 청송사과에 이어 청송을 대표하는 대표작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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