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미국인 함께하는 문화행사 계획"
"앞으로 한국과 미국 관계는 더욱 넓고, 깊게 진전될 것입니다. 대구경북이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23일 대구를 찾은 로버트 오그번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은 20여 년 전 대구 미국문화원장(1991~1993년)으로 부임한 인연 때문인지 대구가 정겹고 따뜻하다고 했다. 우리와 똑 닮은 외모. 그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우창제라는 한국 이름도 갖고 있다.
그는 1959년 생후 10개월 만에 미국 가정에 입양됐다. 양부모가 '한국을 잊지 마라'며 침대 머리맡에 놔둔 태극기를 보고 자란 그는 대학졸업 후 외교관이 되어 한국 근무를 자원했다. 그리고 1991년 대구 미국문화원장으로 부임하며 태어난 고향 한국으로 왔다. 그런 그가 이라크, 베트남 근무 뒤 지난달 다시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옛 공보원장)이 되어 돌아왔다.
"진골목을 걸으며 마주 오는 사람들에게서 오랜 친구의 향취를 느꼈어요. 외교부가 대구로 옮긴다면 당장 대구로 이사 오고 싶을 만큼 대구는 정감 넘치는 도시입니다."
그는 교육과 문화 교류를 통해 한미 관계의 깊이를 더하고 싶어한다. 특히 대구경북을 문향(文鄕)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는 오페라 축제, 뮤지컬 축제가 있는 대구에서 대구시민과 미국인이 함께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1992년 혼혈인의 회상을 통해 현대사회를 바라본 자전적 소설 '멍게'를 펴내기도 했던 그는 이듬해엔 '두 분의 어머님께 이 책을 드린다'라는 헌사를 담은 '어머니 나라에서 만난 시간들-로버트 오그번 에세이 혹은 우창제 이야기'라는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 그만큼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는 이런 마음으로 미국 유학을 고민 중인 대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조언도 했다. "대구경북의 대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생각한다면 '풀브라이트 장학제도를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제도는 지방대 학생들에게 문을 더 넓게 열어두고 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제도는 1946년 미국의 풀브라이트 상원의원이 제안해 만든 장학금 프로그램이다. 세계 각지의 우수한 학생들이 공부 또는 연구를 목적으로 미국에 오게 하거나 미국의 학부 졸업생들이 다른 국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미국교육박람회, 미국 유명인사 초청 강연회 등 대구 아메리칸 코너가 운영된 지난 10년간 검증된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그는 "아메리칸 코너에는 미국 기업 지원서 작성법 교육처럼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도 있다"며 "한미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한 매일신문 독자와 대구시민의 아이디어를 부탁한다"고 했다.
지난 3월 개소 10주년을 맞은 대구 아메리칸 코너는 1997년 대구 미국문화원이 폐쇄된 이후 미국문화원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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