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으로 녹아든 예술, 조각으로 형상화
예술과 환경의 조화를 추구하는 독일 조각가 헤르베르트 멜러의 국내 첫 개인전이 31일(금)까지 누오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뉘른베르크 조형예술대학을 졸업한 멜러는 주목해야 할 독일 조각가에 선정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그는 오목 또는 볼록한 곡선을 지칭하는 합성어인 'Kavex'라는 새로운 이름의 조각 형태를 만들어낸 주인공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자랑하고 있다.
목조 장인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일찌감치 조각에 입문한 멜러는 자연과 호흡하는 환경조형물을 만들고 있다. 그의 부친은 아들에게 조각을 가르치면서 예술과 환경의 조화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예술과 환경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화두로 삼아 지금까지 작업을 하고 있다.
초창기 멜러는 나무뿐 아니라 파라핀, 고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재료가 가진 에너지와 환경과의 조화를 실험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다 15년 전 우연히 접한 종이접기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종이접기 기법을 쇠에 접목시킨 작업에 매진하게 됐다. 그래서 무거운 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잊게 할 만큼 그가 빚어낸 작품의 곡선은 유려하다. 또 대부분 작품은 식물의 봉우리 등 자연에 있는 유기체 형태를 띠고 있다. 그의 작품이 자연에서 비롯되었으며 자연의 순리를 담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의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가운데 있는 구멍(Whole)이다. 조각의 중심을 과감하게 덜어내는 비움의 미학이 가진 의미는 두 가지다. 구멍은 살아있는 생명체가 몸에 있는 관(혈관 등)을 통해 수행하는 신진대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작품을 하나의 생명체로 간주하고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고 싶은 작가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인 셈이다.
멜러는 환경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환경조형물로 각광받고 있다. 독일 전역의 공공장소에 그의 조각이 설치되어 있다. 이는 그의 작품이 어떤 장소에도 잘 맞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에 대해 멜러는 "조각과 환경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다. 조각이 환경의 일부가 되어야 환경과 조각이 모두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053)794-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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