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어머니나 부인이 해주는 밥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집밥에는 음식에 담긴 영양소뿐만 아니라 자식이나 남편을 생각해주는 사람들의 사랑까지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밥을 먹고 나면 한 끼 식사가 더욱 든든하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늘 마음대로 되지만은 않듯, 집에서 따뜻한 한 끼 밥을 먹지 못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집밥을 먹을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집밥처럼 든든한 한 끼를 생각해보자. 한 끼라고 해도 꼭 그것이 밥일 필요는 없다. 그래서 쌀로 만든 든든한 간식들을 찾아봤다. 속이 편안한 현미 빵, 초'중'고등학생에게 인기 있는 밥버거, 거기에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쌀 간식'도 소개한다.
◆속이 편안한 쌀로 만든 빵
밥 한 끼 식사가 어려울 때, 사람들이 쉽게 찾는 음식은 빵이다. 밥만큼이나 배를 부르게 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빵은 포만감을 주지만 속이 더부룩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쌀로 만든 빵은 포만감과 함께 든든한 식사 혹은 간식이 된다.
대구시 수성구에는 밀가루 대신 쌀로 빵을 만드는 가게가 있다. 원재료는 우리 쌀 현미다. 현미는 갈색에 가까운 색을 내는 쌀로 추수한 벼를 1차 도정해 왕겨만 벗겨 낸 쌀이다. 현미는 백미에 비해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품으로도 대접받고 있다.
간식으로 빵을 먹고 싶지만 밀가루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면 현미 빵은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다. 현미 빵은 밀가루 빵에 비해 그 맛이 깔끔하다. 이광민(24) 씨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현미 빵을 먹고 일반 밀가루 빵을 먹으니 텁텁한 맛이 느껴졌다"며 "현미 빵이 깔끔해 입맛에 더 맞다"고 말했다. 현미 빵은 밀가루 빵처럼 포만감을 주지만 배가 더부룩하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장은화(44) 씨는 "먹으면 속이 편하기 때문에 간식은 물론이고 식사대용으로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백미도 밀가루보다 거친 데 현미는 더 거칠지 않을까' 싶지만 식감이 밀가루 빵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밀가루 빵에 비해 쫄깃함이 더 하다는 평도 있다.
◆식사로도 충분한 밥버거
점심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3시 휴일을 맞은 동성로의 한 가게가 중고등학생들로 북적인다. 늦은 오후의 출출함을 달래주는 메뉴는 다름 아닌 '밥버거'다. 가게에 들어가 메뉴를 고르고 주문을 하자 1분도 안 돼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노란색 비닐에 싸인 모양이 패스트푸드점에서 볼 수 있는 햄버거와 비슷하다. 하지만 그 비닐을 벗겨 내자 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햄버거에서 밥이 빵을 대신한 모양이다. 두툼한 두께의 밥이 위아래로 깔려 있고 그 사이에는 참치, 마요네즈, 김치 등이 들었다.
밥버거는 간편함과 맛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식사대용이자 간식거리다. 튀긴 밥을 사용했던 한 패스트푸드점의 '라이스버거'보다도 건강을 더 생각한 음식이라는 평도 있다. 종류도 25가지가 넘는다. 가장 기본은 참치, 마요네즈, 김치가 든 메뉴다. 여기에 치즈, 햄, 돈가스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다양한 메뉴를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고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주는 신선함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패스트푸드의 간편함과 밥의 든든함까지 모두 갖춘 셈이다.
가격도 1천500원에서 최고 3천원으로 저렴해 주머니가 가벼운 중고등학생들에게 인기다. 김정원(17) 군은 "밥버거가 은근한 중독성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먹는다. 라면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고 말했다. 박정아(16) 양은 "학교 마치고 학원 가기 전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고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쌀 소비 줄지만 쌀 가공식품은 늘어
쌀의 입지는 매해 좁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1인당 쌀 소비량은 82㎏에 달했던 것에 비해 2012년에는 69.8㎏으로 8년 동안 약 15%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그보다 3.7% 더 감소해 67.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 쌀 소비량은 51㎏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최근 쌀 가공식품 소비량은 2012년 1인당 11.7㎏으로 2011년 7.9㎏보다 48% 증가했다. 쌀의 맛과 영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간편하게 쌀 가공식품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글 사진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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