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외엔 거의 '개점휴업' 자료실 방문 하루 10명 안팎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최근 대구 북구 산격동에 있는 패션센터 운영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시 개방을 하더라도 찾는 이가 적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사업 아이템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서다.
패션센터는 2000년 전용 패션쇼장 마련과 패션정보 지원을 위해 대구종합유통단지 내에 연면적 8천656㎡(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국비 150억원 포함 230억원을 투자해 창작디자인스튜디오, 패션전문도서관은 물론 패션쇼가 가능한 공연장을 마련했다.
패션센터는 당초 지역 패션업계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금은 텅 빈 전시공간으로 전락했다. 한 섬유업체 대표는 "패션쇼를 항상 하는 것도 아니고 지역의 패션업체들도 별로 활용하지 않는 듯하다"며 "굳이 돈을 들여 제한적인 공간으로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층의 자료실(리소스룸)과 패션전문도서관을 두고 고민이 크다. 패션연 김충환 원장은 "방명록을 보면 하루 이곳을 찾는 이용객이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며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이곳은 죽은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션연은 편의점과 카페 등 휴식공간도 일부 마련하는 등 자구책을 찾았지만 이마저도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패션센터는 패션쇼를 치르기 위한 장소 제공의 역할이 가장 컸다. 패션쇼가 없는 나머지 시간은 비어 있었다.
이를 해소하려고 지난 2005년부터 예식장 대관사업을 했지만 큰 낭패를 겪었다. 모 출장뷔페 업체가 독점적으로 2층 공연장을 주말에 예식장으로 대관했다가 뒤늦게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대관사업을 중단했다.
한 관계자는 "무턱대고 패션센터의 공연장이나 다른 공간을 아무렇게 개방했다가 예식장 대관 때처럼 문제가 일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그냥 두기에는 주말 이용이 줄어드는 등 또 다른 난관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패션센터 운영예산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만큼 제대로 된 운영 방법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패션연 관계자는 "매년 단순 전기료와 세금 등에만 3억원이 소요되고 있다"며 "나머지 예산으로 센터 내 행사 유치 및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벅차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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