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실'방만 공기업 개혁은 백년하청인가

입력 2014-10-08 10:35:29

'해마다 나오는 얘기가 아닌가. 올해도 또 그렇게 잠시 떠들다가 넘어가겠지….' 철밥통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성과급 잔치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언론 보도를 대하는 일반 국민과 공기업 임직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는 공기업들의 부당한 급여 인상과 성과급 지급이 여전하다. 늘 그랬듯이 여기에는 노사간 이면합의와 예산 편법'부당 집행이 도사리고 있었다.

공기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면 무슨 별천지 얘기처럼 들린다. 나라 경제가 어렵다는데, 공기업들은 지난 5년 동안 수천억 원에 이르는 인건비'복리후생비와 성과급'퇴직금'사내근로복지기금을 부당 편성해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불필요한 조직 운영에 수백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으며, 직무와 관련 수십억 원의 뇌물수수 및 공금 횡령 사실도 적발되었다고 한다.

과다한 부채와 부진한 실적에도 넉넉한 보수와 복리후생비를 챙기며 자기들끼리 돈 잔치를 벌여온 것이다. 정부가 매년 손실보전으로 메워주는 관행을 믿고 연차휴가 보상금, 특별퇴직금, 의료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펑펑 쓴 것도 모자라, 상품권을 돌리고 가전제품까지 나눠 가지기도 했다. 이렇게 불법과 편법으로 낭비된 예산이 55개 공공기관에서만 무려 12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온 것인가. 도대체 얼마나 열심히 일하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했다고 국민이 해마다 쌈짓돈을 털어 그들의 배를 불린단 말인가. 공기업 직원들의 1인당 평균 보수가 7천425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특히 금융기관의 평균 인건비는 민간에 비해 1.2배이며, 비급여성 복리후생비도 31%나 높았다. 관행이나 노사합의를 핑계로 법령과 정부지침까지 위반한 것이다.

수익을 내고 실적을 올린 만큼 가져가는 성과급이나 복지비라면 누가 뭐랄까. 도대체 '주인 없는 구멍가게' 수준의 비도덕적'비효율적 공기업 운영 행태를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 해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만 높고 실천적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는 감사는 또 무슨 소용인가. 국가신용도를 위협하며 건전한 나라 살림을 좀 먹는 공기업 개혁은 정부의 비상한 각오 없이는 그저 백년하청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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