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학생'성형 여인'거꾸로 매단 직업인…
스페이스K-대구는 가을을 맞아 타인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사색적인 사진전 '헬로우 스트레인저'(Hello Strangers)를 마련했다. 23일(목)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김인숙, 여지, 이지양 등 3명의 작가가 참여해 이방인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이방인은 우리의 선입견과 편견이 투영된 사람들을 지칭한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김인숙 작가는 일명 '조선학교'에 다니는 조총련계 학생들을 뷰파인더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sweet hours'와 'go-betweens' 연작을 선보인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행하고 있는 이 연작은 김 작가의 작품 세계 근간을 이룬다. 사진의 배경은 조총련계인 일본의 기타오사카조선초중급학교다. 교실 곳곳에 북한의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는 것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작품 속 인물들은 순수와 호기심을 가득 머금은 여느 학교의 학생들과 다를 바 없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조총련계 학교를 다닌 작가는 이데올로기 교육이 이루어지는 교내 환경과 달리 밝고 순수한 표정의 학생들을 통해 국가와 이념을 뛰어넘은 개인의 삶을 조명한다.
여지 작가는 우리나라의 외모 지상주의에서 영감을 얻어 성형수술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Beauty Recovery Room' 시리즈는 성형수술 직후 회복기에 있는 여성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담고 있다. 여 작가는 중독된 것처럼 성형을 하고 있는 여성을 물색한 뒤 직접 찾아가 마치 기록하듯 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여 작가는 실밥 자국이 선명한 얼굴과 몸, 초점 잃은 눈동자, 생각 없이 침상에 누워 있는 듯한 모습, 얼굴에 붕대를 두른 채 창밖을 응시하는 시선 등 성형수술 직후 여성들의 표정과 심리를 여과 없이 노출함으로써 성형 신드롬에 빠져 있는 세태를 비판한다.
이지양 작가의 작업은 체계화되고 제도화된 현실에 의문을 던지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중력' 시리즈는 경찰, 소방관, 약사, 제빵사, 편의점 직원 등 우리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담고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편한 듯 힘겨운 기색이 역력하다. 그 이유는 바로 작가가 이들을 거꾸로 매단 채 사진을 찍었기 때문다.
거꾸로 매달린 탓에 바짝 올라간 어깨와 부릅뜬 눈은 일반적인 인물 사진과 매우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이 작가는 제복을 입은 인물들을 거꾸로 매닮으로써 중력 앞에서는 모두 똑같은 인간일 뿐이며 이것이 진실한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고재령 스페이스K-대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은 삶의 다양한 방식과 가치가 공존하는 현대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정상 혹은 표준이라는 실체 없는 잣대로 재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포착하고 있다. 작가들은 편견이 투영된 차이가 중립적 가치인 다름으로 이해되기를 희망하는 소통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053)766-9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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