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어머니의 섭정으로 고통당한 루이 13세

입력 2014-09-27 07:29:00

어릴 때 왕위에 오르는 것은 막강한 후견인 없이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후견인이 없었던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목숨을 잃은 것이 단적인 예다. 설사 후견인이 있다고 해도 그가 왕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왕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는 서양도 예외가 아니다. 프랑스 루이 13세(1601~1643)도 9세에 아버지 앙리 4세를 여의고 왕위에 올랐다. 이때 섭정을 맡은 사람은 어머니 마리 드 메디치였지만 아들을 철저히 무시했다. 남편 때의 충신들을 모조리 실각시키고 전횡을 일삼았다.

루이 13세는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충격과 왕으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신세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다. 16세 때 드디어 자신을 도와줄 신하들을 규합, 어머니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지만 권력이 공고하지는 못했다.

루이 13세는 어머니와 친했던 리슐리외를 재상으로 등용해 큰 득을 봤다. 그의 도움을 받아 귀족 세력과 위그노파를 제압했고, 부르봉 왕권 기틀을 다졌으며, 30년 전쟁에도 개입해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1601년 오늘은 그가 태어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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