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들썩 '안동 물난리' 언제 끝날까

입력 2014-09-18 09:24:47

한밤보 취수·안동-임하호 터널공사 갈등

전국 최고의 물의 도시 안동이 '물 분쟁'으로 시끄럽다.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성덕댐 한밤보 취수'와 '안동-임하호 연결터널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 지역사회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마찰을 빚고 있다. 안동시가 '민'관 갈등'을 방관하는 사이에 갈등의 불씨는 '민'민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마저 펼쳐지고 있다. 뒤늦게 안동시가 '상생발전협의회'와 '취수협의회'를 구성했지만 사태 해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012년 9월, 영천과 경산 등지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청송 성덕댐에서 직접 취수한다는 계획을 변경해 성덕댐에서 하류 26㎞ 지점에 있는 한밤보(안동시 길안면 대사리)에서 취수하는 것으로 기본계획을 변경해 고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즉각 반발에 직면했다. 안동시의회는 한밤보취수반대 결의안 채택, 범시민서명운동 등을 벌여 3만 5천 명의 서명을 받아 수자원공사 등에 전달하고, 시민토론회를 열어 한밤보 취수의 부당성을 알리는 등 취수계획 철회를 위해 나섰다.

안동상의를 중심으로 안동지역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길안 한밤보 취수 저지 안동'임하댐 피해보상 범시민대책위원회'도 대대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반면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는 길안천 물을 퍼가는 것이 아니라 성덕댐에서 하류로 방류되는 하루 평균 5만6천500t의 물 가운데 한밤보에서 4만300t만 취수하기 때문에, 길안천에는 종전보다 1만6천200t의 물이 더 흐르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갈등이 빚어지자 수자원공사와 주민들은 올해 초 주민들이 취수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취수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동-임하호 연결터널 공사를 둘러싼 갈등도 여전하다. 지난해 임하호토종어류보존협회 회원들이 임하호에 외래어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보고한 수자원공사 측의 사전환경성 검토서의 부실조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안동호에 서식하는 외래어종의 임하호 유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터널공사를 중단시키고 합의 후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갈등이 해소될 조짐은 아직 없다.

이재업(시민대책위 고문) 안동상의회장은 "이번 사태는 국책사업을 빌미로 밀어붙이기 식 공사를 추진하면서 주민과 지역사회에 신뢰성을 잃어버린 수자원공사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이재갑 안동시의원은 "한밤보 취수 문제와 관련해 안동시마저 주민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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