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소위 가방끈이 짧았다. 지역 전문대학인 '리드 칼리지'에 6개월간 다닌 것이 고작이었다. 그는 대학 공부가 비싼 학비 값을 못한다고 느꼈다. 한 학기를 마친 후 엔지니어로 일하는 아버지가 평생 모은 돈을 학비로 다 날릴 수는 없다며 학교를 관뒀다. 잡스를 입양해 키웠던 아버지 폴 잡스는 엔지니어였다. 폴은 실리콘 밸리에 있는 집 창고에서 잡스에게 자동차와 기계에 대한 열정을 전수했고 잡스는 이를 익히며 자랐다.
대학을 포기한 잡스는 아버지의 창고로 돌아왔다. 그의 나이 20세였다. 여기서 그는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과 여동생 패트리샤 잡스와 더불어 컴퓨터를 조립했다. 처음 만든 컴퓨터 50대를 대당 500달러에 인근 매장에서 팔았다. 1976년 애플 컴퓨터의 시작이었다. 창고에서 시작한 애플 컴퓨터는 창업 후 10년 만에 매출액 20억 달러, 종업원 4천 명을 거느린 실리콘 밸리의 핵으로 성장했다.
잡스와 달리 구글의 창업주 세르게이 브린은 가방끈이 길었다. 러시아 출신인 그는 메릴랜드 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아버지가 이 대학 교수인 영향을 받았다. 졸업 후 스탠퍼드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브린은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 중 동료 래리 페이지를 만났다. 1998년 둘은 휴학을 하고 주택가 창고로 이사해 인터넷 검색, 광고서비스 회사를 만들었다. 오늘날 거대 공룡 IT 기업 구글이다. 브린은 오늘날 190억 달러에 달하는 부를 가진 CEO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을 위해 대구를 찾았다."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의 창업자들도 작은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술로, 제품으로,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꿈의 창고'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굳이 애플이나 구글의 사례를 들지 않아도 좋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의 출발점은 대구 인교동의 삼성상회였다. 지금도 그 터가 남아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서는 곳은 옛 제일모직 터다. 이런 곳에서 젊은 기업인들이 삼성이나 애플,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을 일구는 꿈을 키운다는 상상은 즐겁다. 다만 스티브 잡스가 남긴 "항상 갈망하고, 항상 우직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말은 여전히 새겨야 할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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