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수도권 절반, 주거복지도…폭염 잠깐, 태풍·폭설 '남의 일'
대구는 경제력을 제외하면 분명 살 만한 도시임에 틀림없다. 1993년 이래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만년 꼴찌이다 보니 경제동력이 떨어져 '젊은이가 떠나는 도시' '반듯한 직장을 가진 신랑감조차 구하기 힘든 도시' 등 자조 섞인 얘기를 듣지만 각종 통계지표는 대구가 그래도 살기에 좋은 곳임을 말해준다. 주거'교통'자연재해 안전 등의 통계지표가 이를 증명해준다.
권영진 시장은 대구시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바꿔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의 회색빛 이미지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부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기보다 긍정적인 면을 홍보하려는 전략을 세워놓았다. 'I ♡ Daegu'는 대구시가 미국의 뉴욕처럼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애착을 키우고,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는 도시 이미지 홍보 캐치프레이즈로 구상 중인 아이디어다. 전재경 대구시 대변인은 "지역의 정치권, 언론, 오피니언 리더, 시민들과 함께 대구라는 도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주택보급률, 7대 대도시 중 2위
대구의 주택보급률은 수년째 전국 상위권이다. 지난해 전국 7대 대도시(서울특별시와 6대 광역시) 중 주택보급률은 2위를 차지했다. 울산이 1위이며, 대구가 부산'광주와 함께 공동 2위다. 더불어 대구는 현재 5개 지구(신서'옥포'연경'도남'대곡2)를 공동 주택지구로 전환해 주택보급률을 더 높일 계획이다. 대구시는 지역의 정주여건에 대해 "주택'아파트 가격이 수도권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미분양 주택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2008년 2만1천여 호에 이르던 미분양 주택이 해마다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천200여 호밖에 되지 않는다. 광역시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분양 주택 문제가 대구에서는 거의 해소된 셈이다.
대구시는 주거복지사업 지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가구와 장애인, 비주택 거주자 등에게 신규 입주 시 임대 보증금의 50%를 무이자로 지원하고 있다.
◆사통팔달, 고속도로 연결 6개 광역시 1위
대구는 영남권 주변 인접도시와 연결되는 교통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구선과 경부선 등 철도'도로를 교통망으로 8개 권역으로 뻗어나가는 광역 교통축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10년 가구통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구시와 8개 주요 광역 교통축을 오가는 하루 평균 통행량은 97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를 중심으로 고속도로만 해도 6개가 통과한다.(그래픽) 광역시 중에서는 단연 1위다.
대구는 서울, 부산 등 주요 대도시와의 교통 연결성도 뛰어나다. KTX를 이용하면 부산까지 50분, 서울도 1시간 45분 정도면 도착한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동대구역 KTX이용객은 하루 평균 3만 명을 훌쩍 넘는다. 이 중 60%가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이용객이다.
대구의 또 다른 장점은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터미널이다. 동대구와 서대구 고속버스 터미널에서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전국 대도시와 주요 중소도시 어디든 갈 수 있으며, 4개(동'서'남'북부) 시외버스 터미널을 통해서는 경남 주요 시'군과 강원도 해안 도시, 경북 동부'중부'북부 23개 시'군과 연결된다. 대구의 고속버스 연간 이용객 수는 300만 명을 넘으며, 시외버스 이용객 수는 500만 명에 달한다. 밀양에 남부권 신공항이 건설돼, 대구 인근에 하늘길만 열린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자연재해 안전 1위, '폭염'이 재해
대구는 자연재해로부터는 자유로운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명'재산피해가 적은 도시다. 한 대구시민이 '태풍으로 입간판이라도 떨어지는 걸 보기 힘들 정도'라고 인터넷에서 우스갯소리를 했다. 실제 그렇다. 대구는 지난 반세기 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자연재해는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피해가 적은 지역이다. 지진은 타 지역에 비해 빈도수가 많은 편이지만 리히터 규모 4.0 이상으로 큰 피해를 줄 만큼의 지진은 한 번도 없었다. 올여름 역시 태풍과 집중호우로 부산과 제주, 남해안 일대에 피해를 남겼지만 대구에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항구 도시인 부산과 비교하면 내륙도시 대구가 자연재해 안전지대임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지난 100년 동안 대구의 역대 일일 최다 강수량은 225.8㎜인데 비해 부산은 2배에 달하는 439㎜였으며, 시간당 강수량도 80㎜로 부산의 106㎜에 비해 적었다. 하루 최대 풍속도 25.3㎧로 부산의 35㎧보다 적었으며, 순간 최대풍속 역시 33.3㎧로 부산의 43㎧에 비해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적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1942년 기온이 40℃까지 올라간 적이 있었던 '폭염도시'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부산지방기상청 소속 대구기상대 서만수 예보관은 "대구는 내륙도시이기 때문에 태풍이나 집중호우, 폭설 등의 피해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태풍이나 비구름이 해안에서 형성돼 내륙으로 들어오는 도중 산맥이나 건물 등을 만나 에너지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재해 피해가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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