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새는' 봉화 금봉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대부분 공정 총체적 부실시공 확인됐다

입력 2014-09-02 07:02:27

제방 둑에서 물이 새어나온 봉화 금봉저수지 방수로가 총체적으로 부실 시공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제방 둑에 사석 쌓기를 하면서 다짐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작위로 시공(오른쪽)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마경대 기자
제방 둑에서 물이 새어나온 봉화 금봉저수지 방수로가 총체적으로 부실 시공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제방 둑에 사석 쌓기를 하면서 다짐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작위로 시공(오른쪽)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마경대 기자

시공 중인 저수지 둑에서 물이 새 말썽이 일고 있는(본지 22일 자 3면, 26일 자 5면 보도) 봉화 금봉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고 있다. 교량, 방수로, 제방, 사석 쌓기, 필터 모래 작업 등에서 어느 것도 멀쩡한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영주봉화지사는 4대강 사업의 하나로 2010년 12월 사업비 202억원을 들여 봉화 봉성면 금봉리 일원 금봉2지구 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에 착수, 12월 말 완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기자와 공사감독, 시공사 측이 동참한 가운데 현장을 살펴본 결과 저수지 건설 때 가장 중요한 공정인 제방 쌓기 성토과정에서 제대로 된 다짐작업도 없이 사석 쌓기가 이뤄지고 있고, 시방서 규정을 무시한 사석이 나뒹구는가 하면 앞면만 고른 채 주변 돌을 끌어넣어 마구잡이식 뒤채움 공사를 하고 있었다.

또 제방 중심부에 점토 부분과 함께 시공 중인 수직필터에 사용하는 모래는 육안으로도 불량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제방 곳곳에는 다짐 불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펀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저수지 물을 방류하는 방수로에서도 부실시공이 목격됐다. 방수로 콘크리트 타설 때 거푸집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콘크리트 마감상태가 부실시공된 채 방치돼 있었고, 타설된 콘크리트도 구간별로 색깔이 달라 콘크리트 품질상태에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저수지 주변 이설도로에 설치된 금봉2교 교좌장치(충격흡수 장치)는 삐뚤어진 상태였고, 교량 난간대 역시 콘크리트 타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눈가림을 하기 위해 그라인더로 갈아놓기까지 했다.

도로 사면(비탈면)은 안식각(경사면)을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아 토사가 무더기로 무너져 내린 상태였고, 시공사 측이 임시방편으로 설치한 천막으로 덧씌워져 있었다.

특히 설계시방서에는 '다짐은 30㎝마다 하며, 흙의 다짐률은 95% 이상 되고 탬핑롤러(30㎝마다 요철이 달려 있는 롤러)를 사용해 시공하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현장에는 다짐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한 토목기술자는"사석 쌓기 때 다짐이 제대로 안 되면 물을 채웠을 때 공극이 생겨 무너지게 된다"며 "필터모래를 불량 자재로 사용할 경우 배수가 안 돼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제방에 스펀지 현상이 빚어진 것은 다짐이 부실시공된 명백한 증거"라고 했다. 그는 또 "교량 교좌장치가 부실 시공되면 중심이 흐트러져 상판과 저판이 균등하게 힘을 받지 못해 교량의 피로현상이 높아져 균열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금봉저수지 공사가 총체적 부실이란 지적을 받고 있지만 공사 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영주봉화농어촌공사 측은 시공상의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영주봉화지사 공사감독은 "품질관리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왔다"며 "시공상 별문제가 없다. 다짐은 한 상태이며, 사석 쌓기를 하면서 흐트러진 것이다. 지적한 문제는 확인하겠다"고 했다. 시공사 측은 "교량의 교좌장치는 잘못된 것이 확인돼 바로 잡을 계획이다. 문제 부분은 재시공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감독관청인 한국농어촌공사가 문제를 덮고 넘어가려고만 한다. 감독과 시공사 간에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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