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미술관 '한국의 현대추상미술-고요한 울림' 전
우리나라 현대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우양미술관(구 아트선재미술관'경주시 보문로)이 10월 12일(일)까지 개최하는 '한국의 현대추상미술-고요한 울림'은 서구의 사조에 우리 고유의 정신세계를 접목시켜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한 한국 현대추상미술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전시다.
한국 추상미술은 격변기를 거치면서 탄생하고 발전했다. 1930년대 한국에 도입된 추상미술은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한국 추상미술은 1950년대 앵포르멜(정해진 형상을 거부하고 일그러진 형상과 질감을 통해 격정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을 표현한 사조)에 이어 1970년대 단색화로 이어지며 독창적인 흐름을 형성해 나갔다.
우양미술관이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전' 두 번째 시리즈로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이우환을 비롯해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 김환기, 남관, 유영국, 하인두, 이성자, 곽인식, 정창섭, 윤명로, 류경채, 하종현 등의 작가가 초대됐다. 모두 한국 현대추상미술에서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이다.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국내 화단에 추상미술이 수용되고 발전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동경 유학 시절, 순수 조형과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실험한 김환기 작가와 자연을 소재로 엄격한 기하학적 구성을 실험하면서도 시적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던 유영국 작가, 자연의 감동을 깊은 서정으로 담아낸 류경채 작가의 작품은 자연을 분석하고 해체하는 서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자연 친화적인 시각을 통해 새롭게 해석해 낸 추상의 산물이다. 감성적 직관으로 대상의 본질을 살핀 이들 작가들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는 이후 작가들에게 이어지며 한국 추상미술 발전의 자양분이 됐다.
특히 김환기, 곽인식, 류경채, 이성자, 정상화 작가의 1960년대 작품은 1970년대 추상이 어떤 토양 위에서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초가 된다. 이 가운데 김환기 작가의 작품은 한국 추상미술이 형태의 재해석에서 벗어나 단색조의 화면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잘 설명해준다.
1970년대에는 '한국적 미니멀리즘'으로 불리는 작품들이 출현했다. 모노크롬(단색화)이 지배하는 '한국적 미니멀리즘'은 작가의 순수한 행위와 과정을 중시한다.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하종현 작가의 작품에는 작업 과정을 자기 수양의 정신적 기제로 삼았던 한국 현대추상미술의 독창성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전통 오방색을 계승한 유영국 작가의 '산', 붓에 물감을 묻힌 후 캔버스에 그 물감이 다할 때까지 선을 긋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생성과 소멸 그리고 우주의 원리를 보여주는 이우환 작가의 '선으로부터', 그동안 잘 공개되지 않았던 곽인식 작가의 대작 '무제', 류경채 작가의 '초파일' 등 한국 현대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박지향 우양미술관 큐레이터는 "한국 현대추상미술은 중요성에 비해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현대추상미술의 변화'발전 과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우리 추상미술이 갖는 독자성과 우수성을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054)745-7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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