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Ashkenazy)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아이슬란드 국적의 스위스 시민권자다. 작곡가인 아버지 다비드 아슈케나지(Ashkenazi)와는 성(姓)의 끝 철자가 다르다. 하지만 아슈케나지라는 성에서 그가 유대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중세 이후 서유럽에 거주해온 유대인 후손을 아슈케나짐, 히브리어로 아슈케나지라고 부르는데 '독일'이라는 의미다.
디아스포라 이후 유럽에 정착한 유대인은 독일계 유대인(아슈케나짐)과 스페인계 유대인(세파르딤'Sephardim)으로 나뉜다. 아슈케나짐은 11세기부터 폴란드'우크라이나'러시아 등으로 옮겨 공동체를 형성했는데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 대다수가 이들이다. 세파르딤은 '스페인'을 일컫는 히브리어 세파라드(Sefarad)에서 유래한 말로 스페인'포르투갈에서 살다가 15세기 가톨릭 왕조에 의해 추방돼 프랑스'네덜란드 등지에 뿌리내린 유대인이다. 발칸반도와 근동 등에 정착한 세파르딤은 히브리어 요소가 섞인 스페인어의 고어체인 라디노(Ladino)어를 지켜왔는데 브라질 가수 포루투나(Fortuna)는 라디노어 노래로 유명하다.
팔레스타인의 출발은 '필리스틴'(Philistines)이다. 학자들은 '바닷사람'을 뜻하는 필리스티(Pilisti)에서 어원을 찾고 있다. 미케네 섬에서 지중해 동쪽으로 이동해 가나안 평야지대에 정착한 이들을 유대인들은 펠레셋이라고 했는데 우리말 성경의 '블레셋'과 팔레스타인(Palestine)의 유래다.
가자 지구 공습이 국제 문제가 된 가운데 이스라엘 사회의 아랍인에 대한 증오와 인종차별이 우려를 사고 있다. 10대 청소년 사이에 '아랍인을 쏠 기회가 있다면 두 번 생각하지 않겠다'는 말이 예사고, 팔레스타인을 이해한다는 말만 해도 집단 린치가 가해질 정도다. 세계 26개국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강경파가 네오 나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했다.
구약성경 에스겔서 구절이다. '블레셋 족속은 옛날부터 이스라엘을 미워해 왔기 때문에 유다 백성을 다 없애려고 하였다. 이제 그들을 치러 가겠다. 블레셋을 멸망시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죽여버리겠다. 그제서야 내가 여호와인 줄을 그들도 깨닫게 될 것이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깊은 증오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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