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입력 2014-08-26 11:02:06

관문공항 24시간 운영 필수, 인근 군공항도 이전 선행돼야…소음 공사비 과다도 문제

남부권 신공항 대신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경우 대형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신어산(627m), 금동산(441m), 심방산·동산산(402m) 등 5개산을 최소 128m에서 최대 404m 절개해야 한다. 여기에만 해도 지방 공항 하나를 만드는 비용이 투입된다.
남부권 신공항 대신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경우 대형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신어산(627m), 금동산(441m), 심방산·동산산(402m) 등 5개산을 최소 128m에서 최대 404m 절개해야 한다. 여기에만 해도 지방 공항 하나를 만드는 비용이 투입된다.

김해공항 확장안...기술상·명분상 불가

국토교통부가 25일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3년만에 재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을 제기하고 있어 신공항 건설을 무산시키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수도권 언론과 정부 일각에서 신공항 건설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거나, 김해공항 인근에 추가로 활주로와 터미널을 짓는 제3의 안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고 남부권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한 신공항 건립 명분과도 배치된다.

대구경북연구원 한근수 신공항 정책연구팀장은 "김해공항 확장안은 정부가 이미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낸 바 있는데 이 주장은 신공항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얘기다"고 지적했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기술적으로 많은 한계가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김해공항이 장래 증가하는 국제수요를 감당하는 규모로 확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토부도 10여년 전 김해공항 확장은 소음영향권 확대, 공사비용 과다, 군사시설 이전문제, 접근절차 수립의 어려움 등으로 확장 효과는 거의 없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김해공항 확장을 위해선 국제선 증편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해선 24시간 공항 운영이 필수이지만 현재 김해공항은 인근에 위치한 공군기지로 인해 야간에는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하다. 국제선 경우 야간 운항이 필수적인데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비행기가 뜰 수 없다.

특히 김해공항을 확장하려면 군공항 이전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군공항 이전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신공항 신설이 더 경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수도권 집중해소를 위한 남부권의 지역 경제공동체 구축이라는 목적에도 어긋난다. 공항은 여객뿐 아니라 물류시설로서의 중요성도 큰 만큼 신공항을 통해 남부권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거점이 돼야 한다는 것.

항공전문가들은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기존 공항을 확장하는 것보다 중장기적으로 더 경제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영남 지역 전체의 국제선 항공 수요가 2015년 1천336만명에서 2040년 2천9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공항시설로는 수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남부권에서 인천공항을 통한 기회비용이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영남대 윤대식 교수(도시공학과)는 "김해공항 확장안은 비용 투자 대비 그 효과가 미비할 뿐 아니라 근시안적인 대안이다. 최소한 4km짜리 활주로 2개를 보유한 신공항이 건설돼야 늘어나는 영남권 항공 수요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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