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선 잠복여부 못잡아, 행선지 보건소 상시 체크
대구공항을 통해 입국한 라이베리아인이 부산에서 잠적하면서 전국에 에볼라 공포가 확산됐다.
13일 대구공항으로 입국한 라이베리아인 선박기술자가 에볼라 바이러스 잠정 음성 판정을 받은 후 다음 날 부산에서 잠적했다가 22일 오후 4시쯤 신병이 확보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지난 뒤 발병할 수 있어 공항 검역 과정에서 의심 증세가 없더라도 향후 발병해 전염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국가에서 온 여행객을 입국 과정에서 검역하지만 입국 후 이들의 관리가 쉽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항 검역 어떻게 이뤄지나?
대구공항 등 국내 공항들은 질병관리본부 방침에 따라 아프리카 발병 4개국(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나이지리아, 12일 현재 WHO 발표 기준)에서 출국했거나 이곳을 거쳐 온 여행객의 명단과 일정을 사전 입수한 뒤 이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즉시 증상을 검사하고 있다.
대구공항의 경우 국립포항검역소 대구공항지소 관계자들이 해당 국가에서 온 여행객이 있을 경우 공항 게이트에서 열 감지 카메라를 통해 체온을 측정한다. 정상인의 평균 체온보다 1℃라도 높으면 경보음이 울린다. 검역관들은 감염 의심자에 대해 2차로 귓속 체온을 측정한 뒤 38도가 넘으면 전신보호복과 장갑, 고글 등을 입혀 공항 검역진료실로 보낸다. 여기서 의사가 바이러스 증세를 파악한 뒤 양성으로 판정되면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한다.
대구시는 입국 시 검역소에서 잠정 음성 판정을 받은 여행객도 행선지와 연락처를 확보한 뒤 머무르는 지역의 보건소에 통보해 최장 잠복기인 21일 동안 여행객을 관리토록 하고 있다.
◆검역 통과하면 '속수무책'
공항 검역과정은 한계가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돼도 한동안 신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평균 13일에서 최장 21일 전후에 이르는 바이러스 잠복기에는 신체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 타인에게 옮기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공항 검역관들도 입국자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검역 통과 후 여행객의 행적을 관리한다고 하지만 여행객이 범죄자도 아닌 만큼 상시 위치 추적이나 감시를 할 수 없어 허술할 수밖에 없다. 대구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감염됐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여행객의 활동을 무조건 제한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당사자가 보건소 연락을 받지 않으면 더 이상의 관리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구시는 라이베리아인 잠적 사태 이후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국가 여행객이 잠적했을 경우 담당 보건소 관계자가 질병관리본부와 출입국사무소, 경찰 등에 신고토록 한 것이다. 신고가 접수되면 출입국사무소는 경찰과 공조해 잠적 자를 찾게 된다. 대구경찰청 외사계 관계자는 "최근 잠적한 라이베리아인에 대해서는 가출자로 처리해 전국에 수배 후 행적을 쫓아 신병을 확보했다"며 "향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경우 동일한 절차를 따라 잠적 자를 찾아낼 방침"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