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한달새 1조원 늘어
초저금리시대가 열리면서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1%대까지 곤두박질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금보장'을 바라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은행보다 이자율이 높은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에 의존해 온 국내 은행들이 획기적으로 경영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먼저 경제학의 기본원리에 따라 금리가 떨어지자 주식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이 경기진작을 위한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쏟아내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금유입도 증가추세다.
지난 18일 현재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6조1천억원으로 금리인상 전날인 13일(15조5천억원)보다 6천억원가량 늘었다. 금리 인하가 예고된 한 달 전(7월 16일)보다는 1조4천억원 증가했다. 아울러 단기자금 성격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펀드(MMF) 역시 45조2천억원과 9조2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각각 1조6천억원, 1조2천억원 가량 늘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진행 중"이라며 "주식시장을 떠받칠 만한 실적과 호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은행의 이자수익 수준에 실망해 주식시장으로 넘어온 고객들에게 주가연계증권(ELS, Equity-Linked Securities)과 중국계 은행에 예금을 맡기는 외화예금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신중한 투자자들은 원금손실에 대한 부담 때문에 주식시장보다는 시중은행에 비해 예금금리가 0.2~0.5%포인트가량 높은 신용협동조합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신협의 경우 지난 18일까지 들어온 돈이 7월말보다 2천515억원 늘었다. 새마을금고도 큰 폭은 아니지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역시 예금금리 3%대의 특별판매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2금융권은 고객들로부터 밀려들어 오는 돈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에 빠졌다. 건실한 대출대상 기업을 물색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들의 금고는 쪼그라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정기예금 잔액이 지난달 18일 93조6천억원에서 이달 19일 90조9천억원으로 줄었다. 하나은행 역시 같은 기간 70조2천억원에서 59조1천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민은행도 정기예금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중은행은 대부분 이자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수익 악화로 연결된다. 국내 은행의 수익은 90% 이상 이자수입에 의존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 금융기관들은 수수료 수입비중이 40%를 넘는다. 국내 은행들의 경우 예대마진을 제외한 수익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이익이 연간 2천7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대마진을 통한 창출되는 수익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며 "은행 이용에 따른 각종 수수료를 현실화 방안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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