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취미

입력 2014-08-25 08:00:00

며칠 전 대구 야외음악당 관악 페스티벌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 내가 관람한 팀은 독일에서 온 아마추어 윈드오케스트라였다. 나는 문득 얼마 전 글에서 취미에 대해 언급한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과연 취미와 전공은 무엇으로 구분하여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이 질문은 사람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의 생각을 말해 볼까 한다. 나는 공연을 마치고 그날 수고한 스태프를 만나기 위해 무대 뒤를 찾아갔다 마침 독일 윈드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의 감으로 연주자 서로가 오늘 연주를 하면서 자기만의 에피소드, 즉 실수 부분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실수도 경험으로 여기며 서로를 격려해주고 참으로 즐기면서 행복하게 연주를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이 연주가 있기 바로 며칠 전 우리나라 아마추어 윈드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했었다. 연주를 마치고 무대 뒤에서 독일팀처럼 자기의 실수를 얘기하는데 너무 죄스럽게 생각하며 지휘자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았다. 물론 자기의 작은 실수가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수는 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큰 실수는 아니라 생각하는데, 너무 자책하는 모습들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아마추어 연주에서 왕왕 있는 일인데, 우리나라 아마추어 팀들은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것 같다. 물론 전공자, 아마추어 할 것 없이 완벽한 연주를 하길 바라지만, 취미로 하면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 그 독일팀처럼 정말 열심히 연주하는 모습과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무대를 즐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우리는 너무 많은 것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 같다. 취미는 과연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일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아니면 나의 모습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일까??

취미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나와 있다. 우리는 취미생활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관악 페스티벌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공원 어느 한편에서 색소폰 소리가 들려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가보았다. 그곳에는 반주기에 맞추어 열심히 색소폰 연주를 하는 분이 있었다. 전공자는 아니라 하였다. 그러나 얼마나 행복해 하면서 연주를 즐기면서 하는지 그분의 음악과 풍겨나오는 행복감과 즐거움을 고스란히 나도 함께 공감할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취미 생활이 아닐까 생각한다. 취미 생활이 나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면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려 하지 말고 내 마음의 힐링을 위해 한 번 악기를 연주해보자.

김형석 대구영재유스오케스트라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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