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천 남매 참변, 주민들 "인재"
21일 대구 북구 동변동 동화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남매 사망 사고와 관련, 허술한 통제 관리가 사고를 불렀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평소 이곳은 여름에 징검다리를 건너거나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많은 곳이다. 따라서 폭우가 내릴 경우 철저한 통제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통제 시설이라곤 허술한 차단 시설이 전부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은 평소에는 수심이 어른 무릎 높이 정도로 얕지만 폭우가 내렸다 하면 성인 어깨 높이까지 물이 불어난다. 주민 서모(66) 씨는 "폭우가 내리면 청도산에서부터 동화천을 따라 내려온 물이 수시로 흙탕물을 이루며 거세게 흐른다. 이럴 때는 어른도 접근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고 당일도 이곳에 물이 급격히 불어났다.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며칠째 지속된 비로 인해 동화천 상류 공산댐의 물이 자연방류되면서 물이 급격히 불어나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호우 시 이곳의 출입을 통제하는 시설은 1m 높이에 매달린 쇠사슬뿐이었다. 이 때문에 위기 상황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이를 무시하고 쉽게 드나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북구청은 동변동과 서변동 사이를 오가는 주민의 편의를 위해 동화천에 징검다리를 놓고, 호우 시 하천 양쪽에서 징검다리로 향하는 입구에 폭 3m가량의 쇠사슬을 쳐 '통행금지' 팻말을 걸어 놓고 있다.
주민들은 이런 통제 시설이 형식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모(67'북구 서변동) 씨는 "이번 사고 외에 또 다른 사고가 날까 우려된다. 비가 올 때는 바리케이드나 철망을 설치해 출입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며 "몸집 작은 아이들은 쇠사슬이 있다 해도 호기심에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성북초등학교 5학년 조아름(12) 양은 "여름엔 징검다리를 건너거나 물가에서 노는 아이들이 많다"며 "쇠줄을 치더라도 누구나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비 온 직후 맑은 날엔 쇠사슬을 넘나드는 아이들을 더러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구청은 폭우 시 동화천이 얼마만큼 불어나는지, 위험 요인은 없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고 있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장 인근은 수심 2m 전후로 물이 불어난 상태였지만, 북구청은 징검다리에서 상류 쪽으로 수백m 떨어진 곳의 동화교를 기준으로 동화천 수심이 최고 1.36m라고 파악하고 있었다. 북구청 재해예방과 관계자는 "최근 폭우로 14일부터 출입을 통제했다"며 "하루 2차례 이상 위험요소 파악을 위해 현장 순찰을 했으나, 이날은 물이 줄어들고 있어 순찰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구청 하천계 직원은 "사고지역을 포함해 북구의 하천 차단 시설 10여 곳에 대해 차단시설 개선 및 위험구역 재조사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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