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 '강정+예술'

입력 2014-08-21 07:31:54

2014 강정대구현대미술제 내달 21일까지 강정보에서

올해 3회째를 맞은 강정대구현대미술제가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달성문화재단은 23일(토)부터 9월 21일(일)까지 강정고령보 디아크광장에서 '2014 강정대구현대미술제'를 개최한다. 지난해에 비해 올 행사는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 2주였던 전시기간이 올해는 한 달 정도로 늘어났다. 해외 작가와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작가들이 가세하면서 참여 작가의 스펙트럼도 다양해졌다. 규모가 커진 만큼 내용도 알차게 채워졌다. 강정이 갖는 장소성과 역사성, 공공성에 강조를 둔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된다. 특히 시민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현대미술과 소통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준비된다.

◆강정의 특수성 반영에 초점

올 행사의 주제는 '강정에서 물'빛'이다. 물은 생명을, 빛은 예술을 상징한다. 이는 강정이 가진 장소성과 역사성을 반영한 주제다. 강정은 삶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 자연과 도시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또 강정은 1977년부터 79년까지 전국의 미술가들이 모여 현대미술제를 연 역사적 장소이다. 현대미술의 실험성이 행해진 곳이 강정이었다. 강정에서 열린 현대미술제를 발판으로 대구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달성문화재단은 강정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반영하기 위해 작가 선정 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였다. 참여 작가가 선정된 이후에도 강정의 장소성'역사성과 작품 간의 접점을 찾기 위해 작가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참여 작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으며 참여 작가들은 작품 제작에 앞서 강정을 사전 답사했다. 강정에 대한 참여 작가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자료 등은 아카이브 형태로 전시된다.

김옥렬 전시감독은 "강정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으로 생태환경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곳에서 현대미술제를 여는 것은 삶 속에서 예술을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올 행사는 한국 현대미술의 한 획을 그은 강정의 장소성과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의 정신을 동시대 예술과 만나게 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또 일상적 수변공간에서 펼쳐지는 현대미술제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여름밤의 축제로 승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작품에 강정을 담다

이번 전시에는 썬데이페이퍼팀과 원네스팀을 비롯해 강대영, 김광우, 김기수, 김봉수, 김성수, 김승현, 나현, 류현민, 신강호, 신용구, 이도현, 조대원, 차현욱, 최두수, 황성준, 홍원석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해외에서 활동 중인 김수자, 조숙진, 황우철 작가와 베트남 출신으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담당라이 작가가 초대됐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수자 작가는 1992~93년 뉴욕 모마 P.S1에 레지던시 작가로 참여한 후 국제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초대되어 전시를 가졌다.

홍익대 대학원과 뉴욕 프렛 인스티튜트 서양화과를 졸업한 조숙진 작가는 조각, 드로잉, 퍼포먼스, 사진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일본 와세다대 영화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황우철 작가도 회화, 드로잉, 서예, 조각,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자신의 삶을 예술 속에 투영하거나 예술을 자신의 인생 속으로 끌어안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대영 작가는 1m 크기의 모기 20~30마리를 제작해 물 위에 설치한다. 김봉수 작가는 피노키오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작품을, 김수자 작가는 '물의 지구'라는 명제가 붙은 작품을 선보인다. 이는 강정이 가진 물의 성격을 잘 반영한 것이다.

김광우 작가는 '강정길'이라는 명제가 붙은 작품을 출품한다. 작품은 백성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설치된 제단의 모습을 하고 있다. 땅과 물이 만나고 문명과 자연이 만나는 교차점의 공간에서 인간 삶의 조화로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공동체를 기원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김승현 작가는 유리펜스 한쪽에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say to me'라는 글귀와 함께 'Don't forget to Rimemver'를 설치한다. 'Rimemver'는 river(강)와 remember(기억)의 합성어로 전시 기간뿐 아니라 전시가 끝난 뒤에도 강정의 장소성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차현욱 작가는 디아크에서 관측한 3개의 별자리를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별의 개수만큼 시멘트 볼을 만든 뒤 철근 파이프를 사용해 연결한 설치 작품이다.

◆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 시도

달성문화재단은 삶과 예술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교감하는 대상임을 일깨워주는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현대미술이 낯선 시민들을 위해 아트스테이션이 운영된다. 질문과 답변을 통해 현대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시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현대미술 톡톡'이라는 프리토크도 진행된다. 김옥렬 전시감독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위원이 24일(일) 오후 2시30분 아트스테이션에서 재미난 현대미술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9월 13일(토) 오후 6시 디아크 바이탈룸에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위원이 진행하는 눈높이 강의가 펼쳐진다.

아트 택시라는 이색적인 이벤트도 마련된다. 아트 택시는 홍원석 작가와 그의 아버지가 번갈아 운전하는 전시장 투어 택시다. 승객으로 아트 택시에 탑승한 시민들과 홍 작가, 홍 작가의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된다. 아트 택시는 9월 4'5일, 12'13일, 19'20일 운영되며 오전에는 강정대구현대미술제 블로그(blog.naver.com/art_gd)를 통해 사전예약을 받아 진행하며, 오후에는 당일 현장 접수를 통해 진행한다.

음악팀 원네스가 펼치는 게릴라 콘서트도 23일(토) 오후 9시, 29일(금) 오후 8시, 9월 12일(금) 오후 8시, 14일(일) 오후 8시 디아크광장에서 열린다. 참여를 통해 미술제가 하나의 놀이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댄스 박스가 설치되고 야외 영화 상영도 이루어진다. 한편 23일 오후 7시 디아크광장에서는 가수 장보윤, 빅 밴드 볼케이노,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바리톤 석상근, 원네스, 서양화가 신용구 등이 출연하는 개막식이 열린다. 053)715-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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