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에 쓸려간 여름장사

입력 2014-08-19 09:46:53

유통가 해수욕장 등 특수 사라져…물놀이장 입장객 최고 50% 줄어

최근 잦은 비로 8월 불볕더위가 실종되면서 '여름특수'를 기대했던 도심 물놀이장과 유통업계, 음식점 등이 장사가 안돼 울상을 짓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름상품은 7월에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8월 중순부터 수요가 서서히 감소한다. 하지만 올해는 5월에만 때 이른 특수를 누렸을 뿐 6~8월에는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대구의 평균 기온은 25.2℃로 지난해 같은 기간(30.2도)보다 5도나 낮고, 대구의 평년 8월 평균기온(26.4도)과 비교해도 1.2도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이달 들어 두 차례의 태풍이 찾아오면서 대구는 9, 12, 16일을 제외하곤 대부분 날에 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로 인해 경북도내 해수욕장과 야외 물놀이 시설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곳은 7, 8월 여름방학 기간에 이용객이 몰리며, 특히 주말에 집중된다. 하지만 올 7월부터 8월 현재까지 토'일요일 14일 가운데 비가 온 날이 9일이나 돼 손님들이 크게 줄었다. 스파밸리는 예년과 비교해 50% 정도 이용객이 줄었고, 경주 캘리포니아 비치도 입장객이 예년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피서객의 눈에 비친 해수욕장 풍경도 썰렁했다. 지난 16일 오랜만에 비가 그쳐 가족과 나들이를 다녀온 이동화(31) 씨는 "차를 몰고 동해안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유원지나 야영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한여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여름 먹거리 장사도 예년 같지 않다. 19년째 한 자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수성구의 한 냉면전문점의 경우 냉면 손님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인 김모(60) 씨는 "예전에는 손님 두 명이 오면 냉면 두 그릇을 시켰다면 올해는 냉면 한 그릇, 굴국밥 한 그릇을 주문한다. 더욱이 냉면전문점이란 인식 때문에 가게를 찾는 손님도 크게 줄었다"며 "5월에는 더위가 일찍 시작돼 냉면이 잘 팔렸지만, 막상 여름이 되고서는 냉면이 팔리지 않는다"고 했다.

빙수 매출도 크게 줄었다. 북구 복현동의 한 카페는 빙수 판매량이 70% 감소했다. 대부분 카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예년만큼 빙수 재료를 준비해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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