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이래 인류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인류가 바이러스의 실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은 1930년대 전자현미경이 개발된 이후였다.
바이러스는 지구 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체다. 세균은 그 크기가 수 ㎛(1m의 100만분의 1) 정도다. 바이러스는 세균 평균 크기의 1천분의 1에 불과하다. 막대 모양의 바이러스라도 고작 수백 ㎚(1m의 10억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도 않으며 사람을 죽이는 바이러스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바이러스'란 이름도 '독'을 뜻하는 라틴어 '비루스'에서 왔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아프리카 지역에서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현장은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가 '현장 대응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문제'로 치부하던 분위기도 싹 가셨다.
지금 상황은 1976년 아프리카 자이르(현 콩고)와 수단에서 에볼라가 발생했을 때의 데자뷰다. 당시 자이르에선 고열과 출혈로 병원을 찾았던 한 남자가 온갖 항생제 처방에도 불구하고 숨졌다. 이후 그를 치료했던 수녀와 주변 친인척, 이웃 등으로 환자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공포를 느낀 역학조사단이 서둘러 현장을 떠날 정도였다. 그해 자이르 정부는 358명이 감염돼 32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치사율이 90.7%에 이른 셈이다.
당시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시료를 받아 분석하던 벨기에의 바이러스 학자 피오트는 전자현미경 관찰 중 물음표(?)처럼 생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그는 이 미지의 바이러스를 '???? 바이러스'라고 불렀다. 이는 이 지역을 흐르는 강 이름을 따 '에볼라 바이러스'가 된다.
첫 발견 후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에볼라 치료제는 아직 없다. 인체 실험을 거치지 않은 '지맵'이 존재할 따름이다. 약효를 두고서도 논란을 빚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 동났다.
우려가 확산되자 WHO(국제보건기구)는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아 위험이 적다'며 과민반응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절이면 지구 저쪽 끝까지 오가는 지구촌 시대다. WHO 관리의 말은 백신 개발을 소홀히 한 책임 회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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