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를 더 좋아합니다"

입력 2014-08-14 10:51:50

진심과 감동이 담긴 교화의 발언

지난해 부활절을 앞둔 성목요일인 3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교외에 있는 카살 델 마르모 소년원의 부속 교회에서 세족식을 거행하면서 소년원생들의 발을 씻어준 뒤 입맞춤하며 강복하고 있다. 교황청 신문 제공
지난해 부활절을 앞둔 성목요일인 3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교외에 있는 카살 델 마르모 소년원의 부속 교회에서 세족식을 거행하면서 소년원생들의 발을 씻어준 뒤 입맞춤하며 강복하고 있다. 교황청 신문 제공

'가난한 이의 벗'으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하나에 온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래서 방한 기간 중 나올 교황의 말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취임 이후 1년여 교황의 말을 되돌아 본다.

▷"가난한 이들과 못사는 민족들이 폭력을 유발한다고 비난을 받지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온갖 형태의 공격과 분쟁은 계속 싹을 틔울 토양을 찾고 언젠가는 폭발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사회'경제 제도가 그 뿌리부터 불의하기 때문입니다."(복음의 기쁨)

▷"일부 사람들은 자유 시장으로 부추겨진 경제성장이 세상을 더욱 정의롭고 평등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낙수효과' 이론을 여전히 옹호하고 있습니다. 사실로 전혀 확인되지 않은 이러한 견해는 경제권을 쥐고 있는 이들의 선의와 지배적인 경제 제도의 신성시된 운용 방식을 무턱대고 순진하게 믿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배척된 이들은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복음의 기쁨)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를 저는 더 좋아합니다."(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저작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것으로 교회 개혁 의지를 밝히고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강력히 비판했다. 5개 장, 288개 항으로 구성된 '복음의 기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교회가 지금보다 더 선교적이 되고, 좀 더 자비로우며, 변화 앞에 담대해져야 한다는 자신의 비전을 나타냈다.

▷"전쟁은 안 됩니다! 절대로 전쟁만은 안 됩니다!" "평화는 하느님의 선물이지만 우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도와 행동으로 평화의 사람들이 됩시다."(트위터)

▷"진정한 기쁨은 어떤 물건에서 오거나 소유하는 것에서 오지 않습니다. 기쁨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그들과 맺는 관계에서 생깁니다. 기쁨은 받아들여지고 이해되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것에서, 그리고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에서 생깁니다."(2013년 6월 6일 신학생, 수련자들과의 만남 연설)

▷"마피아 단원들처럼 악의 길을 선택하고 신과 교감하지 않는 자들은 파문됐다. 이런 악은 단호하게 거부하고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한다."(2014년 6월 21일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방문 즉흥 연설)

▷"청년 여러분, 여러분은 불의에 특별히 민감하며, 공동선 앞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드는 사람들의 부패에 자주 실망합니다. 여러분에게,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저는 반복해서 말합니다. 결코 용기를 잃지 말고, 신뢰를 잃지 말고, 여러분의 희망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십시오."(2013년 7월 25일 바르지냐 공동체 방문 연설)

▷"저는 교회가 전쟁 후의 야전병원이라고 봅니다. 심각하게 부상을 당한 사람에게 고지혈증과 당뇨가 있는지 묻는 것은 소용없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그의 상처를 치료해야 합니다."(2013년 8월 19일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와의 인터뷰)

▷"희망 없는 청년들은 청년이 아니라 이미 노인입니다. 희망은 청년에게 삶의 일부와도 같은 것입니다. 여러분이 슬프고 희망이 없고 신뢰하지 못하고 낙심할 때 죽음의 상인들 즉 죽음을 파는 장사꾼들은 여러분들에게 회피하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제발 죽음을 파는 이 장사꾼들에게 여러분의 젊음을 팔지 마십시오."(2013년 9월 22일 카리아리 사목 방문 중 노동자들에게 한 연설)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주님께 간청하고 싶습니다. 이해당사자들이 끊임없이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리라 믿습니다."(2014년 1월 13일 신년 연설)

▷"소비주의가 불안과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건강한 여가 문화를 앗아갔습니다. 일하느라 아이들과 놀 시간을 갖기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반드시 시간을 내야 합니다.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세요."(2014년 8월 아르헨티나 주간지 '비바'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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