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연고지 왜 반납?…이정백 시장 '머쓱'

입력 2014-08-13 11:05:57

상주 시민공청회 '반전' 주민 86%가 유지 원해

4년간 순항해온 상주상무 프로축구단이 연고지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최대 위기(본지 11일 자 2면 보도)를 맞은 가운데 상주시가 12일 개최한 시민공청회에서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애초에 이번 공청회는 상무의 연고지 반납을 위한 명분 만들기라는 말까지 들릴 정도로 의도된 자리였다. 게다가 전'현직 시장 대결로 치열했던 6'4 지방선거에서 이정백 시장이 상주상무에 지원하는 돈을 농민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약하는 등 사실상 상주상무와의 결별을 공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정된 방향으로 공청회 분위기가 흐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전혀 딴판이었다. 이 시장과 상주시 관계자들이 머쓱할 정도로 상주상무를 그대로 존치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주최 측 의도와 달리 시민 반대가 거세면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자칫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판단해 경찰 인력까지 배치했는데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상주상무에 대한 첫 경영 분석 결과였다. 용역을 의뢰한 것은 상주시였다. 용역기관 대표인 정수호 인제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는 "시민 86%가 상무 계속 유지를 원한다.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무의 존재 효과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상무축구단이 모범적인 저비용 고효율 경영을 한다는 비용편익분석(BC) 결과도 공개했다. 대부분 시민프로축구단의 연간 운영비가 80억원 이상이며, 수십억원을 시 재정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상주상무는 시 재정 지원이 겨우 5억원에 불과하다. 상무의 간판스타인 이근호 선수의 월급이 15만원이며 전체 선수 연봉은 1억2천만원이라는 것이다.

또한 투자 대비 수입이 4배 이상인 상무축구팀의 저비용 고효율 효과는 세계 어느 구단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로 상주상무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소년축구팀 효과 등 상무의 존재로 지역민들이 이득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발표했다.

이 같은 용역기관의 결과가 공개되자 상무 연고지 반납에 대한 시민여론을 제대로 귀담아듣겠다던 이 시장은 패널토론과 시민 질의'응답, 의견 수렴 등 여론 수렴 과정을 모두 남겨둔 채 황급히 공청회장을 빠져나갔다.

정 교수는 "최근 지자체들은 프로스포츠를 지역 활성화 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다. 만약 상주시가 연고지 반납을 결정한다면 프로축구단 창단을 희망하고 있는 충북 등이 곧바로 상무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했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알려왔습니다=13일 자 4면 '상주 연고지 왜 반납? 이정백 시장 '머쓱' 기사 내용 중 '시민 86%가 상무 계속 유지를 원한다'는 부분은 "시민 80% 이상이 상무 잔류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공청회에서 상무 평가 용역기관 측이 언급한 것을 근거로 보도한 것입니다. 하지만 용역기관측은 "그 부분은 인정하지만 세부내용은 잔류 희망 51%, 잔류 반대 16%, 잘모르겠다 33%"라고 밝혀왔습니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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