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하다 이 남자…'실세' 최경환 경제 부총리 초강력 파워

입력 2014-08-13 07:55:13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취임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았으나 그가 미친 영향력은 적지 않다. '실세 부총리' '왕 부총리'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시장은 물론 관가의 인사까지 그의 입김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인사로 드러나는 최경환의 힘

장관급 인사를 살펴보면 우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대표적인 '최경환 라인'으로 꼽힌다. 윤 장관의 경우 최 부총리가 산자부 장관 시절 국장에서 실장으로, 실장에서 차관으로 직접 발탁해 챙겨 준 인물이다. 지금도 윤 장관과 최 부총리의 관계는 수평적이 아니라 수직적이라는 분석이다.

추 실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최 부총리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도맡다시피 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차관에서 장관급으로 전격적으로 발탁되는 데 최 부총리의 강력 추천이 큰힘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25일 단행한 차관급 인사에서도 '최경환 파워'가 드러난다. 재정부 인사들이 타 부처로 대거 이동하면서 대부분 직위가 상승했다.

차관급 인사에서 추경호 1차관과 함께 이석준 2차관이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으로 수평 이동했다. 이와 함께 관세청장에 김낙회 재정부 세제실장, 조달청장에 김상규 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을 각각 이동시키면서 실장급들이 차관급에 오르게 됐다.

이같이 인사에서 최경환 파워가 묻어나는 것에 대해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재정부는 타 부처와는 달리 감독기관이나 산하기관이 별로 없어 간부들이 퇴직 후 이동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는데다 최근엔 '관피아' 논란으로 인해 외부 기관으로 갈 수 있는 길이 거의 막혀 있었다. 인사 적체를 단방에 해소하는 모습을 보이자 후배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후속 인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경제금융비서관에 정은보 재정부 차관보가 유력하나 만약 정 차관보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옮기면 최상목 실장이 차관보로 올라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방문규 예산실장의 2차관 승진으로 공석이 된 예산실장에는 송언석 예산총괄심의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송 심의관의 경우 관례상 1순위인데다 최 부총리도 그의 업무 능력을 보고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대구경북 출신인 최영록 재산소비세정책관과 장호현 국제금융심의관, 정기준 전 국회 기재위 수석전문위원(현재 해외 파견) 등의 보직 이동이나 승진도 주목된다.

◆경제계는 기대감

최 부총리의 등장으로 가장 활기를 띠는 곳이 금융권이다. '경제는 심리'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파괴력 있는 경제 수장의 경기 부양 의지가 금융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식시장이 고무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임승원 한국거래소 상무는 "장기간의 침체로 호재가 없던 주식시장에서 최 부총리가 불쏘시개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투자를 재개하고 있어 적절한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경우 기대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 부총리가 배당 확대, 규제 완화 등 그동안 투자를 가로막고 있던 주식시장의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 부총리의 호언장담이 구체적인 결실(정책 생산)을 맺을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자칫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경우 어렵게 살려놓은 경기 부양의 불씨마저 꺼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고객상품센터장은 "새 경제팀 출범에 따른 경기 진작 기대감은 이미 증시에 일정 수준 반영이 된 것으로 본다"며 "실물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새 경제팀이 어떻게 이 분위기를 이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체감할 만한 호재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이는 새로운 정책이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대대적으로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쏟아낸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지켜볼 경우 연말부터는 호재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최경환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낼 경우 대기업들의 중장기 투자 계획이 세워질 것이고, 이럴 경우 민'관 경제가 손발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삼성과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들은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자 내수시장 활성화와 수출 기반 조성에 대한 '최경환호'의 후속 대책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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