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 출신 박해민 올해 신인왕 등극할까

입력 2014-08-11 09:56:03

삼성 3년마다 '최우수 신인'배출

신고선수 출신인 박해민은 올해 올스타에 뽑힌 데 이어 신인왕을 노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신고선수 출신인 박해민은 올해 올스타에 뽑힌 데 이어 신인왕을 노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를 향한 순항에는 치열한 내부 경쟁이 한몫하고 있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려는 선의의 다툼이 어느 해보다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팀 전체가 팽팽한 긴장을 늘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신인들의 투지 넘치는 활약은 선임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가장 큰 '공로자'는 박해민이다. 올해 해외전지훈련 명단에도 빠졌을 정도로 눈에 띄지 않았지만 배영섭의 군 복무 공백에 따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삼성은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인 20여 명의 2군 선수를 스프링캠프에 참가시키고 있다.

박해민은 감독 추천으로 지난달 올스타에 선발된 데 이어 생애 유일한 기회인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2012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2013년 9월 13일 대구 롯데전에 대주자로 나선 것이 1군 무대 경험의 전부였다. 더욱이 삼성은 21세기에 들어서 2005년 오승환, 2008년 최형우, 2011년 배영섭 등 3년마다 '최우수 신인'을 배출해온 전통이 있다.

박해민은 팀의 92경기 가운데 83경기에 출전, 타율 0.313과 21타점 1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도루는 24차례 성공해 리그 6위에 올라 있고, 2번 타자로 주로 출장한 까닭에 희생타(15개)도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다. 빠른 발과 판단력이 돋보이는 '철벽' 수비는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올스타전 이스턴리그 사령탑을 맡았던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발 빠르고, 번트 잘하고, 외야 수비까지 뛰어난 3할 타자를 올스타로 안 뽑을 수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박해민이 신인왕이 되려면 규정타석을 채우는 게 급선무다. 1군 경기는 4월 12일 SK전부터 나섰지만 선발 출전은 5월 9일 두산전이 처음이었고, 붙박이 출장은 5월 말 이후였던 탓에 규정타석에 한참 모자란다. 올 시즌 정규타석은 396.8타석(128경기x3.1타석)으로, 10일 현재 240타석에 머문 박해민은 남은 36경기에서 137타석 이상 들어서야 한다. 경기당 3.8 타석꼴이다.

타율과 출루율(0.400)도 조금 더 끌어올려야 한다. 신인왕 경쟁자로 꼽히는 NC 박민우는 규정타석을 넘긴 채 타율 0.332로 이 부문 리그 15위, 출루율 0.429로 10위에 각각 올라 있다. 박민우는 도루에서도 리그 2위(37개)로 1위인 김상수(40개)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어 박해민의 분발이 필요하다. 다만 지나친 욕심을 앞세웠다가 부상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박해민은 박민우에게 없는 장점도 갖고 있다.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휘문고를 졸업한 박민우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팀인 NC에 1라운드에 지명을 받았지만, 박해민은 신고선수로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다. 삼성의 주장인 최형우 역시 2008년 뛰어난 성적과 함께 역대 최고령 신인왕 후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이견 없이 최우수 신인에 뽑혔다.

한편 박해민은 삼성이 9대8로 승리한 9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2대1로 뒤지고 있던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오재영과의 9구 승부 끝에 좌전안타로 출루, 팀이 5점을 뽑아 승기를 잡는 데 디딤돌 역할을 했다. 삼성과 넥센의 10일 경기는 비로 취소돼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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