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국내 증시, 해외로 눈 돌려라

입력 2014-08-09 08:00:00

해외ETF 2천400여억원 순유입…상장 합성 ETF 15종 투자자 몰려

국내 증시가 박스권 돌파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연일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는 가운데 펀드 환매 행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럴 땐 잠시 휴가 가는 기분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다. 해외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24일 현재까지 총 3조5천여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한 해 동안 7조3천억원이 순유출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도 지난해 4조5천억원이 빠졌고, 올해도 1조3천억원이 줄어들고 있다. 전체 ETF시장 역시 연초 이후 1조6천억원이 빠져나갔지만, 해외 ETF는 오히려 2천400여억원이 순유입됐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유통되는 금융상품이다. 해외 ETF는 기초지수와 자산의 종류가 다양해 국내보다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기가 수월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글로벌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상품지수를 무제한 복제해 투자할 수 있는 합성 ETF가 출시되면서 시장의 문호가 더 넓어진 것도 한 원인이 됐다.

삼성증권 최대희 차장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 탈출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올리기가 힘들었는데, 해외 ETF의 경우 다양한 기초자산을 토대로 발생하는 다양한 변동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들이 기초자산(주가지수, 상품지수 등)을 구성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을 직접 사야 하는 일반 ETF와 달리, 합성 ETF는 대가를 지급하고 글로벌 투자은행으로부터 제공받는 기초자산 수익률을 활용해 운용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상장이 쉽지 않았던 해외 부동산, 채권, 상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합성 ETF 방식으로 내놓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상장된 합성 ETF는 15종에 달한다. 투자자산도 다변화돼 부동산, 채권 등 이외에도 유로존 블루칩(우량주)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토픽스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해외 주가지수형 합성 ETF들이 국내에 상장돼 있다.

굿모닝 신한증권 정연준 부지점장은 "합성 ETF는 부동산이나 하이일드 채권 등 장기적인 수익이 예상되는 기초자산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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