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확산·중동 분쟁…여행업계 한여름 '된서리'

입력 2014-08-09 08:44:33

나이지리아 등 여행주의보, 아프리카 전지역 발길 끊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치사율 90%에 이르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만 발발되는 질병으로 여겨졌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 1천700명, 사망자는 96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했거나 다녀온 유럽, 북미인 등의 감염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행객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정부도 8일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라고스 지역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대학생 박수진(24) 씨는 "방학 중 3주 정도 우간다에 사는 선교사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려고 했지만 가족의 만류로 포기했다"며 "에볼라에 감염되는 게 무섭고, 또 감염되면 우리나라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아프리카는 물론,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이집트, 케냐 등의 동아프리카나 남아프리카 쪽까지 에볼라 공포에 국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겨 이 지역 여행상품을 내놓은 여행업체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 예약 취소 등이 잇따르면서 여행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인식 이인식여행사 대표는 "케냐, 탄자니아, 이집트 쪽은 국내 아프리카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이달 중으로 출발 예정이었던 케냐 여행팀 2건이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기미로 취소됐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분쟁도 격화되면서 중동 일대 성지순례도 발목이 잡혔다. 이집트, 에티오피아는 물론 이스라엘 일대 성지순례 일정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성지 순례를 주로 하는 천지항공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이스라엘 지역의 치안 문의가 많아졌다"며 "예년보다 순례객이 10% 이상 줄었을 뿐만 아니라 성지순례 때 함께 들르는 터키, 그리스 등의 유럽 여행 상품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성지순례 등은 일정을 길게 잡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여름휴가나 방학 때 몰리는데, 예약 취소가 많아지면서 이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업체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아프리카 전문 여행업체 관계자는 "대구에서 아프리카로 가는 팀이 많지는 않지만 전문 업체들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전례 없이 어려움을 겪은 지역 여행업체들은 여름 휴가철이 반전의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또 이런 국제적인 악재가 끼어 침통한 분위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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