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이정표 걸림돌…제 역할 못하는 '재난 전광판'

입력 2014-08-07 07:34:55

경산시 8억6천만원 들여 실시간 안내 전광판 설치

경산시가 경산네거리(왼쪽)와 하양 금락 배수펌프장에 설치한 재난상황 전광판. 신호등과 가로등, 도로안내표지판 등에 가려져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10억원 가까운 설치비가 아깝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시가 경산네거리(왼쪽)와 하양 금락 배수펌프장에 설치한 재난상황 전광판. 신호등과 가로등, 도로안내표지판 등에 가려져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10억원 가까운 설치비가 아깝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시가 8억6천만원을 들여 시내 두 곳에 설치한 재난 상황 홍보 전광판이 신호등이나 가로등, 전신주 등에 가려 화면 전체가 잘 보이지 않아 위치선정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물론 높이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시는 경산네거리와 하양 금락리 배수펌프장에 재난상황 홍보 전광판을 설치, 이달부터 가동 중이다. 가로 8.4m, 세로 4.8m, 높이 13.4m의 LED 전광판으로 유동인구와 교통량이 많은 곳을 골라 설치,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일 15시간 운영하고 있다. 전광판은 평상시에는 안전문화 관련 문구 및 동영상을, 기상특보 발표 시에는 자동으로 특보사항과 경보'대피문을 실시간으로 전파한다.

하지만 경산네거리에 설치한 전광판은 가로등에 의해 전광판 일부가 가려져 화면 전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또 하양 금락리 배수펌프장에 설치한 전광판은 굽은 길에 설치된데다 도로 안내판과 전신주 전깃줄에 전광판 일부가 가려진다.

승용차로 진량읍 경산1산업단지 내 직장까지 통근하고 있다는 이모(48'대구 신매동) 씨는 "차를 탄 상태에서 경산네거리에 설치된 재난 상황 전광판을 보면 신호등이나 가로등 때문에 전광판 화면 일부가 가려져 동영상이 잘 안 보인다"면서 "전광판 화면을 받치는 원형구조물의 높이를 더 높게 해 전광판이 장애물에 가려지지 않게 만들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양읍 김모(38) 씨도 "대구∼영천 지방도 옆 하양 금락리 배수펌프장에 설치한 전광판은 커브길에 설치돼 있는데다가 도로안내판과 전깃줄로 인해 동영상과 문구 일부가 가려진다"면서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한 전광판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설치 장소나 높이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장단점을 분석해 시유지이자 민원이 적은 2곳을 최종 선정해 설치했다"면서 "관련법에는 재난상황 전광판의 높이가 4.8m 이상 되면 설치가 가능하다고 해 2곳에 설치, 가동하면서 일부 화면이 장애물에 의해 가려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으나 현재 상황에서 특별한 보완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