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에도 '팜' 같은 황금식물을 심자

입력 2014-08-01 07:34:02

말레이시아 농업현황을 분석하고 국제공동연구 및 수출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현지조사차 말레이시아에 출장을 갔다. 쿠알라룸프르에서 고지대인 파항 주 하일랜드까지 차를 타고 두 번 다녀온 일이 있다. 물론 도로 양쪽에는 빽빽하게 심겨진 울창한 숲이 하늘 높이 치솟아 자라고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도로 양쪽으로 잘 심겨진 팜나무 숲이었다. 팜나무는 볼수록 관심이 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팜의 부산물을 가지고 작물 종자를 싹 틔울 때 쓰는 상토 재료를 원료 그대로 외국에 수출했다. 그러나 이제는 부가가치가 높은 팜오일을 얻는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의 팜유는 세계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한국의 3배가 되는 땅의 80% 정도가 팜나무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5년 후부터 열매를 맺는 팜나무는 25년간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며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해바라기, 유채, 코코넛 등 다른 작목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한다. 정말 말레이시아의 팜나무는 대단하고 경제적 가치부여에 위력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팜유라 하면 식용유로 쓰이는 식품재료로 알려져 있지만, 이 팜유는 재생에너지로서 세계적으로 아주 가치 있는 자원으로 개발될 수도 있다. 즉 자동차 연료로도 사용 가능하고, 바이오 오일로도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식물성 유지 수입으로 팜유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 그 활용성이 상당히 넓어서 어느 정도인지 상상을 초월한다. 식용 혹은 바이오에너지로 활용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연간 경제적 이득은 7조원 이상이라 한다. 지금도 말레이시아 정부는 계획적으로 대대적으로 팜나무를 심고 있다. 또 오래된 나무는 갱신하는데 폐기하여 버섯배지나 모종을 할 때 쓰는 상토로 이용하고 다시 어린나무로 대체하고 있다. 이렇듯 말레이시아를 지탱해주는 중요한 자원의 하나가 바로 팜을 비롯한 고무, 원목 등 천연자원들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국토의 70% 이상이 산이다. 여기에 산을 활용한 경제적 이득을 보면 1970년대에 경제수종을 식재했는데 주로 밤, 호두, 대추 등 유실수였다. 그런데 실제 수익은 상당히 적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도 말레이시아의 팜나무 같은 유망 경제 수종은 없을까? 우리나라에도 팜 같은 나무를 심어 기름도 짜서 식용과 연료를 하고 또 20년 이상 되어 폐기 후에도 그 부산물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그런 작물이 없을까?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기후가 완전히 다르긴 하다. 팜나무와 똑같은 나무를 심자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는 겨울이 있어 팜나무가 중부이북 지방에서는 자랄 수 없다. 그러나 팜나무같이 다용도로 쓸 수 있고 수출도 할 수 있고, 높은 경제성을 추구할 수 있는 작목을 찾아서 산지에서의 생산성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전 국토의 70% 이상이 산인데 정부에서도 산지를 이용한 경제사업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 본다. 세계가 곡물전쟁을 하는 마당에 이러한 고민이 필요한 것임에는 틀림 없다. 답답한 데서 가둬 키우는 한우를 위해 대대적인 초지 조성을 할 수도 있고, 여름에 인기가 좋은 복숭아나 포도밭을 규모 있게 개간하여 식재할 수도 있으며, 또 국내 내수 및 수출이 가능한 곶감이나 홍시용 감나무를 계획에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산지 활용의 극대화를 위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관개시설의 확충이다. 둘째는 병해충 방제시설의 정비다. 셋째는 적지적작의 품종이나 작목이 들어가야 한다.

국토의 많은 부분이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부터는 산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목축업뿐만 아니라 과수 분야의 유리한 특화작목을 산지와 접목함으로써 말레이시아의 팜나무와 같은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박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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