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석' 몸집 불린 새누리당, 세월호 정국 주도권 잡았다

입력 2014-07-31 09:50:19

새누리, 김무성 체제 안착 본격 리더십 발휘할 듯…새정치, 공천 실패 '자살골'

'11대 4'.

새누리당이 압승했다. 당초 과반 의석을 무난히 확보하고 8곳만 이겨도 승리라고 했던 새누리당은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반대로 종전의 5석만 지켜도 선전이라고 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텃밭인 호남지역에서조차 자리를 내주며 주저앉았다.

30일 전국 15곳에서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은 기존 의석이었던 9곳에 2곳을 추가, 1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국회 재적 의석 수도 147석에서 158석으로 늘어나 과반을 훌쩍 넘었다. 뜻밖의 선전으로 '거대 여당'이 탄생했고, 새정치연합은 130석을 가지는 데 그쳤다. 무능 정부 심판론은 먹혀들지 않았고, 민생 안정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보선 초기만 해도 세월호 참사와 국무위원 인사 파동으로 야권에 승세(勝勢)가 기울었다. 과반 의석 확보마저 걱정해야 했던 새누리당이 전열을 가다듬는 사이 새정치연합이 연거푸 '자살골'을 넣으면서 분위기가 역전됐다.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과 광주 광산을 '보은공천' 논란으로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유병언 씨 시신 확인 후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해묵은 프레임 논란을 낳았다. 야권 단일화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최대 격전지이자 유일한 선거구인 서울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역풍을 맞았다.

7'30 재보선 참패는 새정치연합 지도부 입지를 흔들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도 불가피해졌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사퇴설이 흘러나온다. 자신의 측근조차 원내에 들이지 못한 안 공동대표의 차기 대권 행보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비당권파의 부상과 더불어 당내 계파 갈등도 불 보듯 뻔하다. 손학규'김두관 후보가 낙선하면서 대권 주자급 다른 인사들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 박지원'문재인 국회의원 등이 전면에 나서는 등 정치권에서는 친노'비주류 인사의 부활도 점치고 있다. 20대 총선과 차기 대권을 두고 한판 혈투가 예상된다.

반대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는 안착했다는 분석이다. '보수혁신'과 '경제 살리기'를 내걸고 전국을 누볐던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정미경 의원 등 비박계 인사들의 선전은 김 대표에게 더욱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비주류 꼬리표를 떼고 친박'비박 간 갈등을 봉합할 계기도 마련했다는 관측이다.

수평적 당'청 관계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예상 외 압승은 박근혜 대통령 국정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사무처 출신인 김 대표로선 청와대와 큰 마찰을 빚지 않고 협력관계를 이끌어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한 지방선거의 연장전에서 승리해 국정주도권도 쥐게 됐다. 충청권을 탈환했고, 지역주의의 벽을 넘었다. 정치신인과 지역일꾼이 고루 입성했다. 수도권에서도 6곳 중 5곳에 깃발을 꽂았다. 야당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정부조직법 등 주요 현안과 민생 법안 처리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0대 총선까지는 큰 선거가 없고, 지도부가 심판대에 오를 만한 민감한 사안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김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김 대표의 입지가 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새누리당이 잘해서 얻은 결과라기보다는 야당의 선거 전략이 실패하면서 얻은 어부지리, 반사이익에 가깝다"며 "당이 재보선 결과에 안주한다면 안정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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