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출연료는 '싹둑' 주인공역 해외파엔 '넙죽'
"무대가 있어야 실력과 역량이 쌓일 것 아닙니까. 관객과 만날 수가 없는데 어떻게 오페라를 알릴 수가 있겠어요."
오페라재단 출범 이후 오페라 제작 건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지역 가수들이 설 무대가 사라져 전전긍긍하고 있다. 더구나 사실상 오페라재단 출범 이후 첫 그랜드 오페라였던 '세빌리아의 이발사' 주역 가수들이 해외파와 외국 가수들로 채워지면서, 지역 음악인들은 대구 오페라의 힘이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 성악가는 "이러려고 우리가 재단화를 주장했던 게 아니다"며 "오페라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무대를 통해 가수들이 실력을 갈고 닦고, 무대제작과 연출 등 스태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만 오히려 오페라재단이 만들어지고 난 뒤에는 아예 설 수 있는 무대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도한 예산을 사용하면서 정작 지역 가수들에게는 유독 짠 개런티를 지급한다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해설오페라 '마술피리'의 경우 총 제작비가 6천만원 선으로 예년에 제작됐던 아하오페라와 비슷한 규모였지만, 주역 가수의 개런티는 아하오페라의 3분의 2 수준으로 지급됐다. 지난해 12월 28일 열렸던 재단 출범 기념 음악회 역시 기존 오페라 갈라콘서트 제작비의 2배에 육박하는 1억2천5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됐지만, 정작 출연 가수들은 "평소보다 더 적은 개런티를 받았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양'보다 '질'을 추구했다는 작품성에 있어서도 만족할 만한 평가는 얻지 못하고 있다. 오페라재단이 야심 차게 선보인 첫 전막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대해 많은 음악인들은 "비싼 몸값에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을 데려오고 비싼 무대 세트비를 썼다지만 감동 있는 공연을 선사하지는 못했다"며 "차라리 지역 성악가들에게 제대로 된 기회를 주는 게 더 맞지 않았나"고 지적했다.
또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4회 공연 중,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지원 기금 4천만원을 받아 전체 좌석의 25%(1천151석)가 소외계층을 위한 좌석 기부 형태로 지원됐다. 이 때문에 전체 평균 객석 점유율은 83.6%였지만, 이 중 기부석을 제외하면 실제 판매 좌석 점유율은 62.5%에 불과했다는 결론이다.
해설이 있는 오페라 형태로 진행됐던 '마술피리'는 악평이 쏟아졌다. 지휘자는 악기 음정이 틀리는데도 음악을 이어나갔고, 해설은 극과 어울리지 못하고 흐름을 끊었으며, 무대 역시 너무 저예산으로 만들어져 부끄러운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무대에 섰던 가수조차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는 형편없는 공연이었다"며 "재단이 만들어지고 처음 올리는 공연인 만큼 좀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했지만 홀대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박명기 본부장은 "2월 예술감독으로 선임되고, 예정된 공연과 축제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이 너무 촉박했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10월 오페라축제에서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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