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위·구미·고령 등 도내 4곳 긴급 백신 접종, 항체 형성 경로 파악 안돼
사상 처음으로 7월 한여름에 구제역이 발생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병 지속 현상을 나타나면서 축산농가가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당국이 AI 전파의 주원인을 '철새'로 지목한 뒤 철새가 사라진 여름에도 AI가 지속되자 당국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는 중이다.
◆돼지고기 최대 소비 시즌…구제역 감염경로도 몰라
7, 8월은 휴가철 돼지고기 최대 소비 시즌이다. 이런 중에 경북 의성에서 구제역이 터졌고 고령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당국은 구제역이 어떤 경로로 들어와 의성 돼지 농가 돼지들에게 감염됐는지 아직 파악을 못하고 있다. 향후 확산 대책을 제대로 만들어내기 힘들어진 것이다.
경상북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본부장 주낙영 행정부지사)는 의성군의 구제역 발생과 역학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드러난 고령의 돼지 농장 2곳에 대한 혈청검사결과,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왔다고 27일 밝혔다.
대책본부 조사결과, 의성의 발생농장에 돼지를 입식시킨 이들 농장 돼지들에게서 구제역 야외바이러스 감염 후 1, 2주 경과 후 동물체내에 형성되는 NSP(Non Structural Protein'비구조단백질) 항체가 나왔다는 것. 항체가 나옴에 따라 일단 이곳에서는 구제역 발병 돼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책본부는 그러나 항원검사가 실시된 고령 농장 2곳의 돼지들이 어떤 경로로 항체를 갖게 됐는지가 오리무중이다. 야외바이러스감염 항체가 검출됐는데도 항원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특이한 사례라는 것이다.
고령 돼지 농장의 항체 형성 경로가 파악되지 못하면서 의성 돼지 농가의 감염경로 역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뾰족한 예방대책을 세우기 힘들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일단 돼지 농가의 백신 예방접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의심신고가 들어온 고령 축산농가는 예방접종을 했지만 구제역 의심증상이 나타나는 등 예방접종이 구제역을 막는 특효약으로 직결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경북도 내 돼지의 평균 구제역 백신 항체형성률은 56%로 낮은 편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한편,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지책인 예방접종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는 돼지 구제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긴급 백신 접종지역을 도내 4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당초 구제역이 발생한 의성군을 비롯해 인접한 구미시와 군위군 등 3개 시'군에 돼지 구제역 예방접종 명령을 했으나 고령이 관련됨에 따라 고령도 포함시켰다.
의성은 42농가에서 8만6천 마리의 돼지를, 군위는 47농가 10만4천 마리, 구미는 25농가 6만1천 마리, 고령에서는 48농가가 12만2천 마리를 각각 사육하고 있다.
경북도는 백신 미접종농가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철저히 하는 등 백신접종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AI는 사상 최장기간 지속 중
25일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전남 함평 오리농가 오리들에게서 고병원성 H5N8형 AI가 확진됐다. 지난 1월 전북 고창에서 처음 발견된 AI가 무려 200일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AI는 과거 겨울철에 주로 발병했으나 올해는 한여름에 확진이 나오고 있다. 과거 AI는 2008년 5월 12일 발병한 적이 있지만 7월에 발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겨울이나 봄에 발생해 여름 전에 끝났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당국이 AI발병 원인으로 지목했던 철새가 돌아갔음에도 AI는 가시지 않고 있다. 기온이 오르면 없어질 것이라던 예측도 빗나갔다.
전남도는 종오리 1만천 마리와 육용오리 3만 마리 등을 긴급 매몰처분하고 반경 500m 이내 토종닭 사육농장의 닭 2천 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매몰처분을 했다.
AI는 기존 최장 기록인 2010년 139일을 훌쩍 넘겼을 뿐 아니라 살처분 규모도 1천400만 마리에 이르러 2008년 1천20만 마리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진행이 계속되고 있는 AI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마지막 매몰처분 이후 추가 발병이 없을 것으로 보고 다음 달 중순께 AI 종식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발병으로 다음 달 종식선언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의성 이희대 기자 hdlee11@msnet.co.kr
고령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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