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로 구성된 인공의 숲 '휴식과 사색의 연결 통로'
건축의 목적은 완벽함 즉, 가장 뛰어난 능률의 창조이다. (Bruno Taut, "현대건축(Modern Architecture")
경산 영남대학교에 있는 'LED-IT 융합'산업화연구센터'는 신성장 동력사업이자 국가전략산업인 LED 산업을 대표적인 LED 응용산업인 자동차, 조명 등과 융합한 'LED-IT 융합'산업육성'을 위해서 설립된 기관이다. 다양한 국책 사업 및 연구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나, 공간 부족으로 인한 사업 수용의 우려와 유관 사업단의 집중화 요구에 부응하고자 우수한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사업단 운영 및 지원의 집중화와 정부 주요 사업의 효율적 대응력 확보의 필요성에서 설립하게 되었다. 이 센터는 차세대 LED-IT 융합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는 지역거점센터로서 전문 인력의 양성, 애로기술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될 전망이며, LED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각종 사업도 추진할 계획으로 되어 있다.
안식년 기간에 이탈리아 북부의 아시시 마을에서 햇빛과 아름다운 풍광과 그곳에서의 기온에 영감을 받아 소아마비백신을 만든 면역학자이면서 바이러스학자인 조너스 솔크(Jonas Salk, 1914~1995)는 장소가 사람에게 영감을 준다는 신념으로 상상력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연구소를 짓고자 했으며, 건축가 루이스 칸(Louis Kahn)에게 의뢰하여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라호야 바닷가 절벽 위에 건축가와 과학자들의 메카(Mecca)로 알려진 솔크연구소(Salk Institute)를 지었다고 한다. 햇살 가득하고 아름다운 풍광으로 둘러싸인 곳에 지어진 연구센터는 1층에는 연구 공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2층에는 각 개인 사무실을 배치하였고 서로 마주 보는 두 건물 사이에는 산책로를 구성하여 주변 풍경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란히 서 있는 두 건물은 천연 석회암과 비슷한 질감의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하고, 내부 공간은 조용하고 사색하기에 적절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솔크연구소는 건축가들에게 건축 공간과 창의력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게 하는 동기가 되어 이후 '신경건축학회'를 발족하게 되는 산파 역할을 하게 된다. 각기 다른 학문 분야에서 서로 다른 상대 분야에서 배우고, 축적된 지식은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고 시행하는 초석이 된다.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에스더 M.스턴버그 지음/서영조 옮김/정재승 감수/ 더퀘스트 발간)
센터의 위치는 영남대학교 내 경북테크노파크(Technopark) 인접지의 삼각형 부지이다. 일조가 풍부한 남향과 동쪽으로는 수공간과 좋은 조망권을 가지며 북쪽으로는 오래된 소(牛) 동상과 면해 있고 기존 대학 캠퍼스와 연결된 대지를 가로지르는 오솔길이 남아 있다. 북쪽의 캠퍼스와 남쪽의 테크노파크를 잇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캠퍼스 내에서 동서축을 이루는 그린 네트워크(Green Network)의 연결고리로 외부 마당을 형성하고, 주차를 위한 동선은 북측의 도로를 이용하도록 하고, 남쪽은 대형 서비스 차량을 위한 서비스 동선으로 구분하여 대지 내에는 보행자들이 기존의 녹지 축과 수공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인간과 자연과 기술을 이어주고 융합되고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작용하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독립적인 성격과 기능을 가지는 특수시설인 클린룸(Clean room)동은 별도의 구조와 설비를 통해 관리함을 원칙으로 매스(Mass)를 분리 계획하였다. 엄격한 진'출입의 통제 및 독립적인 장비의 반'출입 등의 관리가 용이하도록 삼각형 부지 지형의 고저 차를 이용하여 동쪽 높은 도로변 아래쪽으로 2층 규모로 남북으로 길게 배치하여 안정감 있는 틀을 형성하였다. 연구 및 실험동은 매스를 고층으로 동서방향으로 배치하여 전체적으로는'ㄱ'자 배치 형상을 지닌다. 전자차폐실 등의 실험 및 측정의 기능을 고층부 매스의 저층부분에 배치하고 연구 기능은 상층부에 배치함으로써 쾌적하고 개방감을 가진 실구성으로 층별 프로그램에 따른 구분된 매스디자인을 통하여 내부기능의 대응과 전체적인 조화를 맞춰 디자인하였다. 픽셀(Pixel)화된 자연의 점(Dot)과 과학의 상징인 전자보드판의 형태가 결합한 패턴의 더블스킨(Double-Skin)을 활용한 입면 디자인은 에너지 절감과 디자인의 차별화를 통하여 융'복합적 이미지를 형상화함과 동시에 자연환기와 루버를 이용한 친환경적 설계를 접목하였다.
건축의 역할은 자연이나 주변의 환경에 항상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기존 대지를 변형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서쪽 편의 필로티로 구성된 인공의 숲은 지면에 면한 1층 부 다목적 홀의 수평적 연계와 기존 오솔길의 기억을 연결하여 바람길 및 자연을 이어줌으로써 건물 안팎의 흐름을 연속시킴과 동시에 휴식과 사색의 장소를 제공한다. 경사진 사선의 기둥은 나무를 형상화한 이미지이며 가지런히 놓인 벤치는 새로운 질서를 의미한다. 인공의 숲은 기존의 대학교 경관 속으로 확장함으로써 그 주변 환경과 관계 맺을 기회를 지닌다.
솔크연구소가 20세기 가장 위대한 건축물 중의 하나라면 이곳은 21세기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일익을 담당 해주기를 기원해본다.
건축설계의 즐거움 중 하나는 좋은 건축주, 성실한 시공자와의 만남이다. 이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건축에 대한 열정과 또 다른 도전에 대한 갈망으로 뭉쳐진 설계자들 간의 협동작업을 통하여 설계 및 감리과정에서의 열의와 신나는 작업으로 즐거움이 배가된 만남이었다.
글 사진 ㈜건축사사무소 미르건축 대표이사/건축사 조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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