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마구잡이 점포 임대, 영업시간 강제 준수 말썽
북구청이 운영하는 칠곡시장이 구청의 마구잡이식 임대와 상인회의 운영 방식 문제로 상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구청은 5일장이 서는 읍내동에 시비와 구비 등 60억원을 들여 4천819㎡에 연면적 4천759㎡의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현대화된 시설을 만들고 올 3월 칠곡시장을 오픈했다. 칠곡시장은 대구에서는 달성군 현풍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설시장이 됐다.
하지만 문을 연 지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구청이 임대 사업자를 모집하면서 점포를 아무렇게나 배치해 동종업종 상인들 간의 지나친 경쟁을 유발한데다, 홍보 등 시장 알리기에도 손을 놓다시피해 사실상 파리만 날리고 있다.
상인들은 "구청이 점포 채우기에 급급해 점포별 특색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배치, 전통시장의 특성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마저 제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칠곡시장의 점포는 모두 62곳. 그러나 3, 4곳씩 들어선 청과, 잡화, 건어물점, 닭집 등이 시장 곳곳에 분산돼 집적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 상인은 "똑같은 물건을 파는 집이 분산돼 있어 손님들이 이곳저곳을 다니며 가격만 묻고는 가 버린다"고 했다.
상인들은 구청의 불명확한 관리 규정도 불만이다. 북구청 조례에는 관리 주체에 대한 규정이 없어 상인회가 북구청과 협의 없이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10시)을 무리하게 적용,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
한 잡화점 상인은 "상인회가 영업시간을 어기면 벌금을 물리거나 불매 현수막을 붙이겠다며 윽박지르고 있다. 업종별로 손님이 찾는 시간이 다른데도 일괄적으로 문을 열고, 닫으라니 따르기가 어렵다"고 했다.
구청의 예산 지원도 적어 상인회가 수시로 홍보비 명목으로 상인들에게 돈을 걷고 있다. 한 상인은 "상인회가 신문 광고비를 1만~5만원씩 수시로 걷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상인회 측은 "개장 초기인 만큼 모든 상인이 엄격한 운영 방침에 따라 영업해야만 경쟁력이 생긴다"며 영업시간 준수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배석달(57) 상인회장은 "현대식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수준이 높다. 시장 상인들도 동시에 점포를 여닫고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등 현대식으로 영업해야 한다"며 "구 예산이 부족하니 상인들이 비용을 모아서라도 마트처럼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구청 관계자는 "전국의 공설시장 운영 방식을 파악해 이를 검토해 적용할 계획이다"며 "앞으로 상인회, 상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 시장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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