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병원, 말보다 행동으로" 조병채 경북대병원장

입력 2014-07-24 09:27:07

조병채 경북대병원 병원장은 매주 두 차례씩 회진을 돈다. 매주 병동과 외래진료동, 영상의학과 및 진단검사의학과, 장례식장 등으로 나눠 1시간가량 돌아보며 사람들을 만난다. 직원들에게는 격려나 조언을, 환자들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챙긴다. 취임 후 100일 동안 빼놓지 않고 해온 일이다. 특히 환자들의 불만은 새겨들었다가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 "환자들은 병원 식이 맛이 없다거나 병실이 너무 시끄럽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군요. 그래서 병원 식을 개선할 방안을 찾아보고, 환자들이 가능한 한 조용하게 쉴 수 있도록 6인실에 있는 TV는 없애기로 했습니다."

24일은 조병채 병원장이 취임한 지 꼭 100일째가 되는 날이다. 그는 "취임 후 경북대병원 전체를 살펴보며 바뀌어야 할 점들이 많이 보였다"고 했다. 경북대병원이 서울에 있는 병원들에 비해 변화에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사회는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의료진이나 행정 중심이에요. 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거죠." 아픈 심신을 치료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은 불안하고 예민한데도 헤아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조 병원장은 환자가 병원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바꿀 생각이다. 친절은 기본. 환자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하고, 환자들의 동선도 복잡하지 않게 줄일 계획이다.

현재 경북대병원은 내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역 최대 규모가 될 북구 학정동 제3병원(임상실습동) 건립에 착수해야 하고, 내년 초까지 응급병동에 중증권역외상센터를 마련해야 한다. 제3병원는 2천500억원, 중증권역외상센터는 116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내부적으로는 의사와 간호사, 기술직, 기능직, 행정직 등 다른 직종 간의 갈등을 해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 병원장은 각 직종별로 중간 간부급 이상 직원들과 만나고 있다. 의견을 듣고 소통하기 위해서다. 6개월 동안 매주 2차례씩 각 팀별로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눈다. 지역 거점병원으로 구태에서 벗어나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자는 게 주된 대화 내용이다.

환자들을 위한 작은 변화도 시작됐다. 수납'접수를 할 때 직원들이 방문객을 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자 컴퓨터 모니터를 옆으로 옮겨 쉽게 서로 마주 볼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병원 안에서 환자들이 헤매지 않도록 안내 도우미도 운영할 계획이다.

조 병원장은 지역 협력병원과 확실한 신뢰관계도 구축하기 위해 진료의뢰센터를 확충하고 인력도 추가 배치할 생각이다. 중국과 연계해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고, 의료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의료질 관리팀을 관리실로 승격시키고 인원도 보강하기로 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그는 "친절해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냥한 어투로 환자를 대해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원칙이지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게 문제"라며 "직원들이 몸에 밴 타성에서 벗어나도록 끊임없이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